여행 정보 제공하고 극한 체험 간접경험도

원조부터 음악·화성탐험까지…여행예능의 진화

여행 정보 제공하고 극한 체험 간접경험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방송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여행 예능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 인기 있었던 여행 프로그램이 같은 포맷으로 돌아오는가 하면, 차별화를 위해 여행에 다른 요소를 추가한 프로그램까지 탄생했다.

아예 여행 대신 탐험을 주제로 잡고 극한의 상황을 간접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 고전의 매력…'꽃보다 할배', '배틀트립'

tvN의 대표 여행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최근 네 번째 시리즈로 3년 만에 돌아왔다.

여행 예능의 원조 격인 이 프로그램은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과 새로 합류한 김용건, 그리고 짐꾼 이서진의 조합으로 첫 방송부터 9.2%(유료가구)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최근 한반도에 부는 평화의 바람과 함께 통일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까지 마련했다.

KBS 2TV '배틀트립'도 2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연예인이 2인 1조를 이뤄 여행을 설계하고 대결을 펼치는 이 프로그램은 가족여행, 친구와의 여행 등 시청자들이 여행을 할 때 도움이 될 실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JTBC '뭉쳐야 뜬다'와 tvN '짠내투어'는 시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 형태를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뭉쳐야 뜬다'는 패키지여행, '짠내투어'는 10원 한 장까지 아껴 써야 하는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다.

'배틀트립'을 연출하는 손지원 PD는 연합뉴스에 "배틀트립은 시청자들이 직접 그 여행지를 가보고 평가를 내리고 인증하는 과정에서 힘을 얻어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단순 시청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액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 여행+α…'이타카로 가는 길', '땡철이 어디가', '선을 넘는 녀석들'

여행에 특별한 콘셉트를 가미한 프로그램도 있다.

오는 15일 첫 방송 되는 tvN '이타카로 가는 길'은 대한민국 대표 록커 윤도현과 하현우가 터키에서 출발해 그리스의 이타카 섬까지 가는 여정을 담았다.

이들은 오직 SNS에 올린 노래 영상 조회 수만으로 여행 경비를 얻는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DNA', 워너원의 '에너제틱' 등을 커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TV조선의 '땡철이 어디가'는 게스트하우스를 소재로 삼은 여행 예능이다.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현지인이나 다른 여행자들과 소통하면서 여러 명소와 맛집을 찾아낸다.

MBC TV '선을 넘는 녀석들'은 국경이 소재다. 국경을 접한 두 나라의 닮은 듯 다른 역사와 문화, 예술, 글로벌 이슈까지 다룬다. 특히 역사 강사 설민석의 설명이 곁들여져 정보 제공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이타카로 가는 길' 연출을 맡은 민철기 PD는 연합뉴스에 "음악을 하며 여행을 하는 과정에 방점이 맞춰진 로드무비 또는 버디 무비 같은 프로그램이다. 만남과 헤어짐을 통한 음악의 변화, 멤버들의 호흡이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며 "SNS에 음악 여정을 공개했지만, 본방송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시간과 변수, 돌발상황 등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여행이 아니라 탐험…'거기가 어딘데??', '갈릴레오'

여행을 넘어 탐험을 떠나는 프로그램도 강세다.

2011년 시작해 8년째 금요 예능 강자의 자리를 지켜온 SBS TV '정글의 법칙'에 이어 최근에는 사막을 횡단하는 KBS 2TV '거기가 어딘데??'까지 등장했다.

'거기가 어딘데??'는 연예인 초보 탐험대원들이 극한의 탐험지에 도전해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의 위대함을 체험하는 내용이다. 출연자들이 사막에서 뜻밖의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보이는 모습은 예능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오는 15일 방송을 앞둔 tvN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는 아예 지구 밖을 탐험한다.

출연진은 화성과 똑같이 만들어진 미국 유타 주 MDRS(화성탐사 연구기지)에서 일주일 동안 화성인으로서의 삶을 체험한다.

탐험 예능의 목적은 시청자들이 극한의 상황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갈릴레오'를 연출하는 이영준 PD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우주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우주 이주, 화성 개척이다"며 "연예인들이 먼저 간접체험을 해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화성에 간다면 어떤 문제와 즐거움이 있을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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