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북 과수원에 과수 화상병이 퍼져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4일 충북 제천시 백운면의 사과 과수원 2곳이 화상병 확진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28개 농가 25㏊가 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에는 충주시 동량면의 과수농가 2곳도 포함돼 있다. 화상병 확정판정 외에 의심증상을 보이는 농가도 30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충남 천안지역 과수농가 7곳도 화상병 확진판정을 받는 등 과수농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과수 화상병은 주로 사과나 배에 피해를 주는 세균형 식물병이다. 감염된 나무는 불에 타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그을린 증상을 보이다 결국에는 나무가 말라 죽어 '과수 구제역'으로 불린다. 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면 발생 농가 반경 100m 이내의 과수는 모조리 뿌리째 캐내 매몰하도록 돼있다. 발생농가는 향후 5년간 해당 과수나무를 심지 못해 피해가 막대하다. 치료할 약제가 없다는 것도 농민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화상병은 2015년 경기도 안성, 충남 천안, 충북 제천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 첫 발생지에 충남·북이 들어있다는 건 지나칠 일이 아니다. 경기, 충남·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병하던 화상병이 올해는 강원도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천안은 2015년 첫 발병 이후 2016년에 이어 올해도 화상병이 발병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화상병이 발병한 제천·충주는 사과주산지이고, 천안은 국내 최대 배 수출지역이다. 수출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올봄 냉해를 입은 과수농가들에게 화상병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화상병 확산이 예사롭지 않다. 방제본부를 설치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화상병은 매년 도지고 있다. 방역을 더 강화하는 수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과수농가들은 나무에 이상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하는 등 예찰활동을 강화해야겠다. 피해농가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긴요하다. 화상병 치료 약제가 개발돼 과수농가의 시름을 덜어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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