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낙양(洛陽)하면 그때까지 협곡을 흐르고 있던 황하(黃河)가 산간(山間)에서 평야지대로 옮겨지려고 하는 곳, 남쪽 기슭에 있는 도시의 이름으로 남쪽에서 황하로 흘러드는 낙수(落水)의 양(陽)에 해당하는 북쪽에 있으므로 낙양이라 한다. 주대(周代) 후반, 춘추시대초기(전770) 견융(犬戎)이란 이민족의 압력을 피해 산간부(山間部)에서 나온 평왕(平王)이 이 낙양을 도읍으로 삼은 것이 인연으로 이후 후반 서진(西晉)·후위(後魏)·수(隨) 등 이곳을 도읍으로 한 왕조는 적지 않다. 그래서 전한·당(唐)이 도읍지로 삼았던 서족의 장안(長安)에 견주어 중국에서는 배도(陪都=부수도)라고도 한다.

그래도 이 성어(成語)는 그처럼 변화한 거리의 값을 올리게 한다는 뜻이 된다. 3세기 삼국시대 다음인 서진(西晉)이라고 불리던 시절, 좌사(左思)라는사람이 있었다. 얼굴이 못생기고 구변(口辯)도 없어, 남하고 상종을 않고 혼자서 쓸쓸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 고향인 제(齊)나라 지방에 대한 제도의 부(齊都之賦)라는 서사시(敍事詩)를 지어 자신이 생긴 듯, 이번에는 삼도의 부(三都之賦)를 지어보겠다고 결심했다. 삼도란 삼국시대의 세 개의 도움, 곧 위나라의 업, 오나라의 건업(建業), 촉나라의 성도(成都)다.

집안도 좋지 않고, 가난하며, 남에게서는 멍청이 취급을 받기 일수인 얼굴, 거기다 구변이 없는 그는 좀체로 뜻하는 지위에 나갈 수 없었으므로 득의(得意)로 하는 부(賦)의 형식으로 이 세 도읍의 활기찬 모습을 노래로 지어 세상의 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자 생각했던 것이다.

방에는 물론 뜰에까지 종이와 붓을 놓아 두고, 언제나 떠오르는 글귀가 있으면 곧 써 두었다. 그렇게 하기를 10년, 마침내 삼도의 부가(三都之賦)가 완성 되었다. 그런 작품이었으므로 그때의 유명한 시인이 서문을 쓰고 또 주를 달기에 이르렀으니 귀족이 부자들은 서로 다투어 ‘삼도의 부’를 복사했다. 여기서 책이 잘되었다고 해서 많이 팔리는 것 즉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낙양의 지가가 높아진다’고 한다. 또 각자의 입장에서 혹은 작가를 칭찬해서 말하면 종이 값을 올리게 한다고 하는 말이 된다. 팔방미인도 좋지만 한 가지 일에 충실함이 현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하다.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