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18 신과 함께 - 3편
아픈 오빠에 관심 집중… ‘질투’
예진이도 종양 수술… 정기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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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5·가명)이는 남들처럼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오빠가 이상했다. 예진이는 커가면서 오빠 하준(7·가명)이의 장애를 인지하게 됐고 오빠에 대한 부모의 관심에 질투를 느끼기 시작했다.

하준이는 뇌전증 중에서도 사후경과가 가장 좋지 못하다는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을 앓고 있다. 몹시 불안정한 뇌파로 하루에도 수차례 간질과 발작을 반복한다. 심할 땐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하루 종일도 멈추지 않는다.

이런 하준이 옆에 365일 하루 24시간 붙어있어야 하는 엄마 정(35·가명) 씨는 예진이를 생각하면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간혹 샘을 부리며 “나도 오빠처럼 아팠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예진이를 볼 때면 엄마의 가슴은 무너진다.

다른 집 딸처럼 온갖 귀여움과 사랑을 독차지 할 나이지만 예진이는 어릴 때부터 아픈 오빠에게 양보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사실 예진이도 한 때 생사가 불분명 할 정도로 건강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다. 엄마 정 씨가 예진이를 임신하고 7개월이 넘었을 무렵 정밀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폐에 종양을 발견했다.

정 씨는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원망하고 우울 증세마저 깊어졌다. 두 아이 모두 건강하게 낳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엄마를 짓눌렀고 앞으로 남매를 제대로 키울 수 있을지 자꾸만 작아졌다.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며 누구보다 신을 믿고 섬겼지만 잔인한 현실에 맥없이 무너졌다.

고민을 반복하던 정 씨는 예진이를 결국 낳기로 결심했고, 예진이는 생후 7개월이 지나 작은 몸으로 종양제거 수술과 폐에 물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산전 특례가 적용돼 경제적인 부담이 덜 수 있었고 현재 정기검진을 받고 있는 상태다.

건강해진 예진이는 아직도 가끔은 오빠를 질투하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아끼고 챙기며 살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엄마 정 씨는 “그나마 다행히 예진이의 건강이 회복돼서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때론 삶의 무게가 몹시 버겁고 힘들지만 하루하루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희망을 찾고 버티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20일자 마지막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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