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화 이글스가 기적을 일궈냈다. 한화가 단일리그로는 무려 26년 만에 단독 2위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것이다. 한화가 2위 이상의 성적으로 반환점을 돈 건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 시절인 1992년 이후 처음이다. 한화가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건 3위로 전반기를 마친 2008년이다. 이후 한화는 극도의 슬럼프에 파졌고,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2~2014년까지 3년 연속 꼴찌의 수모를 당하는 등 지난 수년간 하위권 탈출에 실패하면서 가을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만년 꼴찌후보 한화가 확실히 달라졌다. 한화의 전반기 승률은 0.58에 육박한다. 한화 팬들은 꿈만 같다고 한다. 시즌초반까지만 해도 야구전문가들조차 한화의 반등을 기대하지 않았다. 한화구단은 성적보다 선수육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용덕 감독은 5위를 현실적인 목표로 잡았다. 5위를 해야 포스트시즌에 턱걸이라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화를 이번시즌 꼴찌 후보로 꼽았다. 한화가 갑자기 달라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한 감독의 말대로 거의 모든 부문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주전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백업 선수들이 그 몫을 톡톡히 해냈다. 불펜진은 전원이 필승조라고 할 만큼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한화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 3명을 영입하는데 총 480만 달러라는 거액을 쏟아 부었지만 이들의 성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올해는 총 207만5000 달러에 외국인 선수 3명을 영입했다. 80만 달러에 영입한 재라드 호잉은 펄펄 날고 있다. 몸값과 성적이 비례하지 않음을 입증해 준다.

여세를 몰아 후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요즘 한화 때문에 행복하다는 팬들이 꽤 많다. 한화 팬들은 팀이 지난 수년간 최하위 성적을 면치 못할 때도 열성적으로 응원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야말로 프로팀의 사명이다. 가을야구를 향해 순항하는 한화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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