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준·충남본부 논산담당 khj50096@cctoday.co.kr

‘후진을 위해 자리를 비켜 주는 아름다운 전통’, 명예퇴직 제도를 두고 흔히 하는 말이다. 법으로 정한 정년을 먼저 퇴직하는 명퇴제도는 내용을 떠나 이렇게 '아름다운 전통'의 이름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명퇴제도는 오래 전부터 꽉 막힌 간부인사의 숨통을 트는 일종의 순환역할을 했다. 일부에서는 법으로 규정된 정년이 있는데 '앞돌 빼서 뒷 돌로 막는 격'이라는 지적도 상존했지만 많은 공직자들이 이 제도의 수혜를 입은 탓에 시기가 되면 본인도 명퇴 대열에 합류하는 '불변의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공직사회에서는 나름대로 많은 곡절을 겪어왔다. 확고한 제도 운영이 시행되면서 주변에서는 말도 많았다. '명예퇴직'이 명예롭게 퇴직하는 것이 아니라 강제로 퇴직을 시키는 이른바 '강퇴제도'라는 비판도 받았다.

실제로 일부 명퇴 대상자들은 자신의 순서 앞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법의 취지와 제도의 모순을 역설하면서 피해가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마다 인사권자는 흔들림 없이 강력한 시행으로 반발을 잠재워 왔다.

하지만 아직 정년이 1년 6개월 남았는데도 조직의 발전과 후배들에게 승진기회를 주기 위해 아름답게 용퇴한 공직자가 귀감이 되고 있다. 홍성목 논산부시장(3급)이 그 주인공. 충남도에서 보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청춘을 바친 공직을 마감했다. 40여 년 간의 공직생활을 정리하는 당사자로서는 정년을 앞당겨 명퇴를 결정하기에는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돼 있지만 '용퇴'라는 과감한 결정은 후배와 조직의 발전을 위한 용단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월 논산 부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다양하고 폭넓은 행정 분야의 접목을 통해 황명선 시장과 함께 조직 내부의 안정적인 역할과 지역현안 해결등 지역발전의 토대를 마련해 왔다는 평가를 얻고 있는 홍성목 논산부시장, 조직과 후배들을 위해 40년의 긴세월을 접고 ‘아름다운 명퇴’를 선택한 홍 부시장의 결단에 큰 박수를 보내며, 건강과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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