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취임 인터뷰]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뿌리공원·오월드·보문산 연계
체류형 광역관광벨트 추진계획
야구장, 원도심 세워야 균형발전

▲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선거에서 약속드린대로 깨끗하고 부지런한 구청장, 살림 잘하는 구청장이 돼 살기 좋은 중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청 제공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중구에서 최초로 3선에 성공했고 역대 가장 많은 표를 얻는 영광도 안았다.

초선 때는 현역 구청장과 겨뤄 39.5%의 표를 얻었고 재선 때는 50.91%, 그리고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역대 최다인 65.0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으레 “8년 했으면 이제 질릴 때도 됐다”라는 비난이 들릴 법도 하건만 이러한 우려를 비웃듯 그를 향한 지지율은 더 고공행진했다.

3선 구청장답게 민선 7기는 그동안 풀어놨던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시기로 정리된다.

박 청장은 혹여라도 구민들을 속이게 될까 민선 6기때부터 구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만 밝힐 뿐 선심성의 화려한 공약은 내걸지 않았다.

그는 “처음 구청장이 됐을 때 업무를 시작해보니 예산이나 권한 등의 문제로 공약들 중에 실제 이룰 수 있는 사안은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는 당연히 이뤄질 거라고 믿었을 구민들에 ‘내가 여느 정치인처럼 표를 얻기 위해 공약했구나’라는 미안함이 많았다. 3선에 도전할 때도 70~80% 무르익은 사업들만 공약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평소에 조용한 듯 보이다가도 중구 현안사업을 설명할 때면 중간에 말을 끊지 못할 정도로 열정적이게 변한다.

구민들에 이것만큼은 꼭 해주겠다는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재임기간 내내 구민회관 건립과 제2뿌리공원 조성을 외쳤던 그의 목소리는 이번에 더 강한 확신과 자신감이 섞여 들리는 듯 했다.

중구에 1000석 이상 공간이 없어 서대전 공원 부지에 구민회관 건립을 추진해왔고 올해초 수년간 막혔던 사유재산권 실마리가 풀려 탄력을 받고 있다.

그는 “우리 일반 예술단체나 구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쓸 수있는 구 시민회관같은 시설이 중구에 반드시 필요하다. 또 주차난이 심해 근처 상권이 많이 어려움을 겪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원 부지 지하에 대형주차장을 만들면 원도심 활성화에 큰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대전시의 먼 미래를 보고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구민들에 중구만의 관광명소를 만들어주려 수시로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효테마공원인 뿌리공원 1단지를 성공리에 안착시킨 데 이어 인근에 유스호스텔, 가족놀이터, 산책로 등이 담기는 제2뿌리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뿌리공원과 오월드, 보문산을 연계하는 체류형 광역관광벨트를 만들고 이들 명소를 손쉽게 이동하도록 곤돌라를 설치할 생각도 갖고 있다.

그는 대전시가 추진하는 야구장 신축은 당연히 원도심인 중구에, 방법은 돔구장 형태가 돼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서남권은 그냥 놔둬도 발전된다. 한쪽을 죽이고 다른 한쪽으로 가는 것은 올바른 도시정책이 아니다. 원도심에 야구장같은 시설을 만들어놓고 사람들이 찾아오게끔 해야 진정한 활성화와 균형발전이 되는 것”이라 전제하고 “야구장은 지붕이 덮여 소음을 막아주는 돔구장 형식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야구하는 날이면 인근 주민들은 소리에 놀라 잠도 제대로 못잔다. 가톨릭문화회관에서 한밭종합운동장까지 850m 구간을 지하상가로 연결하면 대중교통 이용으로 주차난도 해소되고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치분권과 관련해서는 “겉모습만 분권이 아닌 실질적 분권이 되려면 기득권을 쥐고 있는 중앙과 광역자치단체에서 조건없이 아래로 권한을 분배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고통과 갈등이 생겨나겠지만 이는 진정한 지방분권을 탄생시키는데 필요한 산통이라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청장은 한결같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2012년 9월부터 벌써 7년째 매월 환경관리요원들과 대형폐기물 수거 활동을 빼놓지 않고 해왔던 박 청장은 민선 7기도 골목을 돌며 폐기물을 줍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 했다.

그는 “선거에서 약속드린대로 깨끗하고 부지런한 구청장, 살림 잘하는 구청장이 돼 살기 좋은 중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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