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지하차도 놓고 공방, 대전시 “마케팅공사 담당…”
공사는 “사업발주한 市가…”, 과학관 “개통, 기다리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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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장기간 개통되지 않고 있는 ‘엑스포지하차도’를 놓고 관계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떠밀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11일자 1면 보도>

엑스포지하차도는 대덕대로 아래로 국립중앙과학관과 옛 엑스포과학공원을 지하로 이어 2015년 4월 30일 준공됐으나 3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개통은 되지 않고 있다. 총 연장길이 200m에 불과한 지하차도를 놓고서도 현재 관리 주체가 두 군데다. 대덕대로 중앙선을 기점으로 지하도 양쪽 출입구를 따라 절반 100m는 중앙과학관이, 나머지 반은 부지를 소유 중인 대전마케팅공사가 관리를 맡는 구조다.

관리를 맡은 기관들은 있지만 정작 ‘누가 지하차도를 개통할 것이냐’를 놓고는 또 얘기가 달라진다. 처음 엑스포지하차도 건설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한 것은 대전시였지만 해당 부서가 조직개편으로 사라지다보니 이제 대전시 도로관련 부서나 기관들도 모두 손을 뗀 상황이다. 시 건설도로과 관계자는 “엑스포지하차도는 그 당시 과학관과 과학공원 사이를 이동하는 사람들의 편의와 효율성을 위해 만든 것이다. 공공교통의 목적이 아니라 특수한 목적으로 연결한 것”이라며 “도로와 도로의 연결에 대한 교통만 담당하지 공원과 공원 사이 연결은 우리가 맡거나 의도한 게 없다. 당시 사업을 맡았던 부서가 지금은 없어지고 엑스포재창조 관련 업무도 마케팅공사로 넘어가서 (지하차도 등의)시설물 자체도 인계됐다. 개통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이제 마케팅공사에서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건설관리본부도 비슷한 이유로 지하차도 개통은 업무를 인계받아 전반을 관리 중인 마케팅공사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마케팅공사는 단순한 토지 관리를 강조하며 개통이나 향후 지하도 운영과 관련해서는 사업을 발주한 쪽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케팅공사 한 관계자는 “어차피 공사의 부지여서 도로 경계를 중심으로 유지관리를 맡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는 시로부터 용역관리를 해달라 부탁을 받아 시설 관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는 공사가 자체적으로 관리를 못한다. 향후 과학관과 협의해 허가청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건설관리본부에서 발주하고 사업 준공까지 다 했으니 향후 개통이나 운영 여부도 협의할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하차도는 대전시와 산하기관인 마케팅공사 간 업무분장이 되더라도 국립중앙과학관과 협의되지 않으면 개통하지 못한다. 중앙과학관은 내부적으로 아직 지하차도 개통과 관련된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중앙과학관 관계자는 “지금 마케팅공사랑 반반씩 나눠 관리하고 있으며 개통과 관련해서는 아직 과학관 정책이 정해진 게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하차도를 놓고 관계기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책임이 명확하게 나눠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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