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일방적통보에 “갑질” 분노, 협상 난항…노조 없어 더 ‘막막’
고용승계안 없어 40여명 실직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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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리베라유성에 이어 호텔아드리아까지 유성을 대표하는 대형 숙박시설이 잇따라 문을 닫아 유성관광특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이번달 31일까지 영업을 마치고 폐업하는 아드리아호텔.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속보>=호텔아드리아의 공식적인 폐업 발표에 호텔 근로자들이 단단히 뿔 났다.

갑작스런 폐업 소식에 근로자들은 한 순간에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으며 호텔아드리아의 폐업은 ‘제2의 리베라 사태’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호텔아드리아에 따르면 전날 호텔 측은 근로자 34명에 대한 해고통보를 내렸고, 11명의 직원은 호텔아드리아의 소유인 대온장으로 근무지 변동을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재하 호텔아드리아 대표는 전 직원에게 호텔 매각과 관련한 내용을 전달하고 향후 해당 부지활용 일부를 설명했다.

공식 발표 이후 호텔아드리아에서 근무중인 40여명의 근로자들은 재취업과 임금문제 등 남은 사안을 놓고 호텔 측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었다. 그러나 완만하게 후속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근로자들은 일방적 통보에 ‘갑질 폐업’이라고 규정하며 사측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폐업한 호텔리베라유성에 근무하던 직원 130여명이 한 순간에 직장을 잃은 모습과 같이 호텔아드리아의 근로자들은 리베라 노동자들과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 것.

당시 호텔리베라 노동조합은 폐업과 철거 등이 강행될 때마다 농성 등으로 맞대응했지만, 아드리아 근로자들은 노조가 없어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근로자들은 갑작스런 호텔 폐업소식을 한 달전에 접하게 되며 불만을 표출했고, 나아가 이는 근로기준법에 위법하는 행위라고 여기고 있다.

호텔아드리아 노사협의 회장은 “근로기준법상 해고통보의 경우 50일 전에 전달하도록 돼 있지만, 아드리아 측은 직원들과 어떠한 논의도 없이 폐업을 스스로 결정했고 한 달전 쯤 우리들에게 알렸다”라며 “수십년간 함께 일해 온 근로자들을 현재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대하며 어떠한 대화에도 응해주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현재 호텔아드리아의 근로자들은 노사협의 회장과 함께 노동청 등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자문상담을 받고 있지만 노조가 없다보니 여론의 힘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별다른 고용승계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한탄만 하고 있다.

호텔아드리아의 한 근로자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분으로 바뀌어 가슴이 너무 아프다”라며 “실업급여나 퇴직금 등으로 당장의 생계를 해결할 수 있지만 재취업 문제 등 앞으로의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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