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정산기 5곳 중 2곳밖에 없어, 관리인도 적어 수백대 거북이걸음
출차시간 최대 90분 ‘민원 빗발’, 대전예당 등 문화지역…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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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대전시립교향악단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을 빠져나가기 위한 차량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좋은 공연 보고 남은 건 결국 주차스트레스네요. 다시는 여기로 공연보러 안오려고요.” 지난달 주차유료화가 시행된 둔산대공원에 공연 관계자 및 관람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매끄럽지 못한 운영 탓에 공연 관람 후 차량 출차까지 적게는 30분, 길게는 90분이 넘게 소요되며 시민의 원성을 사고 있다.

10일 대전시립교향악단 공연이 끝난 오후 9시 30분경 둔산대공원 주차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연상케했다. 지하주차장부터 지상까지 수백 대의 차량이 빠져나가지 못한 채 거북이 걸음을 했다.

최근 도입된 주차 유료화로 무인정산기가 도입됐지만 5곳 중 2곳뿐이었으며 이날 한곳은 아예 닫혀있었다. 주차관리요원도 3명밖에 되지 않아 지체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차문제로 큰 불편을 겪은 관람객들은 대전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 민원글을 남기며 불만을 제기했다.

관람객 김모 씨는 “연주를 보고 주차장을 나오는데 1시간 20분이 걸렸다. 거의 공연시간 만큼 차 안에 갇혀 있었던 것”이라며 “공연 하나 보자고 이동시간이 2시간씩 걸리는 그런 주차장이면 차라리 서울로 다니는 게 낫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리 주체인 한밭수목원은 공연 관람객들을 고려해 입차기준 3시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또한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되는 공연일정에 관람객 대부분이 이용시간인 3시간을 넘겼으며, 간혹 출차 대기시간으로 무료이용시간이 초과돼 요금이 부과된 경우도 생겼다. 지체현상이 더욱 심해지자 관리소는 급기야 차량 차단기를 올려버렸고, 일부 관람객들은 주차요금을 내지 않고 통과하며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상균 전 대전문화재단 사무처장은 “둔산대공원은 시민공원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연정국악원 등 굵직한 문화예술 거점기관이 밀집해 있는 곳인 만큼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곳”이라며 “공연이 한번 열리고 막을 내릴 때마다 얼마나 많은 유동인구가 발생하는지, 공연과 전시의 프로세스와 메커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밭수목원 관계자는 “이날 출구차량대수 예측에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불편을 겪은 시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무료시간 연장, 인력증원 등 발생하는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위탁사업자인 대전마케팅공사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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