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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로2]
영양 경찰 피습을 보며…

☞어린 시절, 인기 장래희망은 경찰관, 소방관이었다. '사람을 구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동심의 눈으로 봤을 때, 최고 멋진 일이 아니었을까. 나 역시 동경했다. 작은아빠는 경찰이었다. 말은 안 했지만, 늘 자랑스러웠다. 드라마에서도 그들은 '영웅'이었다. 나쁜 사람들을 응징했으며, 많은 사람들을 살렸다. 지금 보면, 늘 위태로운 삶이었다.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직업이었다. 걱정을 먹고 하루를 살아갔다. 그럼에도 대접은 못 받았다. 처우는 늘 바닥이었다.

☞지난 8일 경북 영양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것이다. 범인은 조현병 환자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관이 폭력, 폭언을 당하는 일도 빈번하다.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협을 당해도 총기 사용이 쉽지 않다. 이후, 매뉴얼대로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징계를 받는다. 각종 민·형사상 소송도 큰 부담이다. 지난해, 낫을 들고 난동을 부리던 40대 남성이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고 숨졌다. 해당 경찰관은 고소를 당했다. 또 한 경찰관은 멱살 잡고 폭행한 고교생에 테이저건을 쐈다가 '과잉진압'이란 뭇매도 맞았다. '위험'해도 '위력'을 쓸 수 없는 셈이다.

☞지난 2일 광주에서 119구급차와 승합차간의 추돌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에서 튕겨져 나와 부상을 당했다. 그 와중에도 구급대원이 기어 나와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이 블랙박스에 찍혔다. 안타깝게도 환자는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로 구급차를 운전했던 구급대원은 경찰 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구급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면책규정’이 없다. 그 책임은 모두 소방관들이 진다. 생명을 위해 달리지만, 범죄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극한 직업이 따로 없다. '광주 구급대 경찰 조사 및 처벌 억제’ 청원은 4만명이 넘게 서명했다.

☞우리도 지켜줘야 한다. 경찰관, 소방관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그들에게 힘이 없다면, 아무도 구할 수 없다.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 그들은 위험한 건 물론이고, 트라우마까지 시달린다. '위험한' 일을 하는 만큼 '위대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선진국 미국에서 배워야 한다. 연봉도, 대우도 좋다. 높은 존경까지 받는다. 우리나라도 그들에게 '명예'를 찾아주길 바란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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