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청주시 청원구 건설교통과 토목개발팀장

지난해 7월 16일 오전 7시부터 4시간 동안 내린 폭우가 무려 290.1㎜에 달했다. 새벽부터 내린 비는 한 시간 동안 최고 91.8㎜ 이상을 쏟아부었다. 청주시내 우수저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강우로 인한 피해와 대처 방법을 살펴보면, 몇년 전 경기도 연천지구에 1회 내린 강우가 500㎜ 정도여서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고, 그 이듬해에 그 일대에 일시에 10여 개의 배수펌프장을 만들어 운영했다. 2000년대 초반 영동지역인 강릉, 속초, 동해 지역에 8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바 있다. 피해액도 약 7조 원에 달했다. 이때는 방재시설인 하천시설 기준의 빈도를 50~100년에서 200~300년으로 바꿔야 하고 산사태 예방시설, 사방댐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 앞 세종로를 중심으로 시간당 1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져 차량 수백 대가 물에 잠기고 하수관이 역류해 그야말로 물바다 그 자체였다. 피해 규모는 역대 피해액의 20위에 그쳤지만 방재당국과 기상당국은 크게 당황해 기상청에서는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발효 기준을 강우 강도(1시간 강우량)를 많이 반영하는 방법으로 바꾸고 방재당국과 서울시도 배수관 능력을 시급히 향상시켜야 하는 것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배수관은 지선 5년, 간선 10년 빈도의 시설 기준으로 설치돼 지역마다 차이는 있으나 1시간 강우량 최대 배수능력은 50~60㎜ 정도이지만 서울시만은 지방보다 좀 높아 최대 70㎜까지는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시간당 100㎜ 이상 강우에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이에 청주시는 개신지구와 내덕지구 등의 종합적인 홍수대책 기본계획을 수립해 청주시에 맞는 전반적 홍수종합치수대책(안)을 마련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개신우수저류시설은 평상시 내리는 강우보다 갑자기 강한 비가 국지적으로 내려 배수관 능력을 초과할 경우 저지대 역류현상과 침수현상을 예방하고자 저류조와 유입관로 웨어(물넘이 시설)를 만들어 비가 그치고 나면 유입배수문을 차단 후 기존 우수관로에 퍼내는 시설이다. 우수저류시설은 시설용량만큼이라도 피해를 줄여보자는 취지로 만든 시설이며, 만약 우수저류시설이 없었다면 침수지역은 더 큰 피해가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덕우수저류조의 방류방식은 개신지구와 다른 배수펌프시설과 유사한 시설로, 율량천 수위를 보면서 저장된 빗물을 2회에 걸쳐 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신지구보다 더 많은 주택 침수가 발생했다.

100년 빈도의 강우는 꼭 100년 만에 온다는 추정치는 될 수 없다. 1년 만에도, 6개월 만에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천재는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해야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방재시설은 큰 재난을 대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인 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것이 방재당국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며, 새롭고 안전한 시설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도입해 국민이 재난으로부터 걱정 없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국민에게 해야 할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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