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억 들여 엑스포과학공원~중앙과학관 연결
3년전 준공 후 미개통, 존재 자체 잘 몰라… ‘혈세만 낭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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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포지하차도가 준공된지 3년여 넘게 통행이 막혀 있다. 사진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엑스포과학공원으로 향하는 지하차도 출입구. 사진=홍서윤 기자
대전시가 수십여억원을 들여 지하차도를 뚫어놓고 정작 3년여 넘게 개통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는 2012년 엑스포과학공원재창조 사업 일환으로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 지하를 연결하는 지하차도와 인도를 기획했다. 두 공간은 대덕대로를 사이에 놓고 마주보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당시 시는 두 공간 모두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시설이지만 서로 간의 이동이 어려워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을 확보해주자는 취지로 지하차도를 구상했다.

엑스포과학공원에서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진입하려면 엑스포로나 대덕대로에서 유턴(U턴)을 해야 하는데 이는 통행이 불편하고 공간을 단절시킨다는 이유다. 두 공간을 잇는 지하차도는 시의 구상을 거쳐 ‘엑스포지하차도’라는 이름으로 2층버스도 다닐 수 있을만큼의 높이 4.5m에 왕복 2차로로 만들어졌다. 공사를 다 마친 것을 뜻하는 준공일자는 2015년 4월 30일경이다. 지하차도를 뚫는데 국비와 시비 절반씩 합쳐 공사비만 최소 62억원이 들었다.

대전 도심속 상징공간인 두 곳이 지하차도로 연결됐지만 3년여가 넘은 현재까지 계획대로 활용은 되지 않고 있다. 준공은 했으나 정작 길이 통하게 하는 개통은 아직 안된 상태다. 공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준공 후 개통까지 한달 안팎이면 마무리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립중앙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으로 향하는 엑스포지하차도 양쪽 입구는 모두 현재 바리케이트 시설물을 설치해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지하차도 자체만 봐도 자유롭게 통행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인도는 사람 한 명이 간신히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아 보였고 또 비가 오면 침수 가능성도 우려된다. 준공된지 3년여가 넘었지만 지하차도의 존재 자체를 아는 시민도 드문 편이다. 과거 사업을 기획했던 대전시 일부 담당자들도 이후 개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해당 차도는 현재 대전마케팅공사에서 관리 중이다. 사업 기획은 대전시에서 했지만 엑스포재창조사업 업무가 일부 이관되면서 시설물 관리도 공사로 인계됐다. 공사 측은 개통 지연 사유로 엑스포재창조사업 일대 기반공사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설명과 달리 지하차도 출입구 바로 옆에 들어선 스튜디오큐브는 이미 지난해 6월 완공됐고 기초과학연구원 1단계 건립도 끝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확한 개통일정도 기약되지 않는 상태여서 자칫 수십여억원을 들여 뚫은 지하차도가 시민의 혈세만 먹은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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