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을 지하로 연결하는 도심 속 지하차도가 준공 된지 3년이 넘도록 활용을 못하고 있다. 수십억원을 들여 건설한 지하차도를 오랜 기간 동안 방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지하차도를 계획할 당시에는 대덕대로로 단절된 대전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잔뜩 홍보했다. 하지만 준공이후 지하차도는 바리케이드로 막힌 채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엑스포 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된 지하차도는 길이 130m, 폭 25.5m, 높이 5m의 왕복 2차선으로 국비와 시비 등 56억여원이 투입됐다. 대전시는 2013년 본격적인 지하차도 건설사업에 나서 2015년 4월 준공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지하차도는 준공이후 단 한 차례도 일반에 개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이 지하차도의 존재를 아는 시민이 그리 많지 않다. 지하차도가 개통되면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이 윈-윈 할 것이라던 말이 무색하다.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은 대덕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지근거리지만 길이 불편해 한 곳만 둘러보고 가는 관람객들이 적지 않았다. 지하차도를 뚫으면 엑스포과학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 모두 활성화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자치단체(대전시)와 국가기관(국립중앙과학관)의 협력관계라는 상징성도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지하차도는 여전히 입구가 폐쇄돼 있다.

엑스포재창조사업 기반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은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굳이 서둘러 지하차도를 건설할 이유가 있었는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하차도를 언제까지 놔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활용방안을 강구하는데 지혜를 모아야겠다.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지하차도 개통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 답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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