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식 LX대전충남지역본부장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가 지난 7일이었다. 소서는 24절기 중 11번째 절기로 '작은 더위'라 불린다. 이때는 여름 장마철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을 가로질러 장기간 머무르기 때문에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한다.

장마와 함께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바로 태풍이다. 태풍이 다가오면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동반하여 큰 피해를 준다. 올해도 태국어로 '비의 신'을 뜻하는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한반도에 많은 비를 뿌리고 지나갔다. 이번 태풍은 다행히 많은 재산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과거 2002년 태풍 루사는 하루에 연간 강우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900mm의 물폭탄으로 246명의 인명피해와 약5조원의 재산피해를, 그 다음해에는 태풍 매미가 130명의 인명피해와 약4조원의 재산피해로 규모가 너무 커서 국가적인 손실로 이어졌다.

이와 같은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에서는 재난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여러 수단 중 하나가 침수흔적도이다. 침수흔적도란 폭우로 인한 피해가 일어났을 때, 침수, 범람, 그밖의 피해 흔적들을 조사, 관리하는 일종의 재해지도이다. 이러한 과거의 흔적들을 기록, 관리하면 비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미리 예측해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LX는 침수흔적 조사 전담기관으로 2012년부터 소방방재청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수해복구사업 및 재해예방사업, 자연재해 위험지구 정비사업 등 행정업무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침수흔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 중이다. 2006년부터 전국 173개 시·군·구에 500여명의 침수흔적 전문 인력을 구성해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태풍, 호우, 해일 등 풍수해로 인한 침수피해 발생시 침수현장 초동조사 및 재해지도(침수흔적도)를 작성해 재해복구 및 침수 피해 관리, 예방을 위한 정보제공으로 국민의 행복하고 안전한 삶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충남지역도 지난해 7월 천안지역과 세종지역에 20년만의 기록적인 국지성 폭우로 인해 주택·차량침수, 도로유실·하천 범람 등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필자가 몸담고 있는 LX대전충남지역본부는 피해가 심했던 13개 침수지역에 대해 초동조사와 침수흔적 정밀측량을 통해 지자체에 침수정보를 제공하고 피해지역에 대해 발 빠른 대응과 복구 작업에 도움을 줬다.

"삼 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 산다." 가뭄보다 장마의 피해가 더 크다는 선조들의 지혜와 경험이 담긴 속담이다.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사전예방과 신속한 사후대응이 필수적이다. 침수흔적도는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많은 정책들의 기반이 되는 자료이다. 이처럼 중요한 자료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작성, 관리하는 일이야 말로 '국민의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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