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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 김희수 전 총장 “일상의 행복 깨닫게 됐다…총장 복귀? 가능성 제로!”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2018년 07월 10일 화요일 제13면     승인시간 : 2018년 07월 09일 19시 33분
건양대학교 총장직 사임 후 10개월…“가족과 함께, 서예·요가 도전”
대학기본역량평가로 위기…“건양구성원 능력·열정 믿어, 부활 자신”
복귀설엔 ‘낭설’ 단언…“여생, 남 배려하며 이웃과 사회 위해 봉사”

▲ 17년간 맡아왔던 건양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10개월 가까이 된 김희수 전 총장은 ‘총장 복귀설’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건양대학교 제공
“예전 같으면 시간이 없어서 엄두도 못 냈던 붓글씨도 쓰고 요가도 시작했습니다. 책 읽는 재미도 붙였고요. 소소한 일상에 참 행복이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17년간 맡아왔던 건양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10개월 가까이 된 김희수 전 총장.

특유의 활력과 건강함은 예전과 다름없었다. 전매특허와도 같은 이른 새벽 기상과 하루 1만 보 걷기도 변함 없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붓글씨와 요가처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것과 우회로 없이 거침없이 달려왔던 과거를 곰곰이 되짚어보는 반추와 성찰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 전 총장은 특히 “대학 구성원들과 소통이 부족했던 점, 일사불란함과 성과를 우선시하며 교직원들을 강하게 몰아붙였던 것에 대해서는 지금 돌이켜봐도 너무나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최근 건양대가 향후 대학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 것과 관련,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총장 복귀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총장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다”며 가능성이 제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총장직 사임 이후 10개월 가까이 지났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잘 지내고 있다.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 대한 성찰의 시간도 갖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가정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생활하고 있다. 뒤늦게도 참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지금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똑같다. 총장직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1만 보 이상도 걷고 있다. 총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특별히 달라진 일상도 몇 가지 있다. 예전에는 시간이 없어서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서예를 하고 요가도 시작했다. 또 독서에도 재미를 붙이고 있는데, 한 달에 3권의 책은 꼭 읽으려고 한다. 아직도 시력은 나이에 비해 좋은 편이다. 원래 독실한 불교 신자인데 마음을 다스리는 차원에서 좋은 목사님 설교를 듣기 위해 교회도 나간다.”

-17년 맡아왔던 총장직을 내려놓는다는 결정은 쉽지 않았을 텐데.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건양대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었다. 요즘들어 부쩍 좀 더 일찍 총장직을 내려놓고 다른 방법으로 건양대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했었더라면 더 큰 보탬을 줄 수 있었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총장 재임기간에 대한 큰 후회는 없다. 다만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구성원들과 좀 더 소통하고, 좀 더 크게 대학 운영의 성과를 구성원들과 나누면서, 보다 민주적으로 대학을 운영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 않았겠는가 하는 아쉬움은 있다.”

-오랫동안 경영했던 대학에서 손을 놓고 물러나 후임자의 운영에 대해서 미덥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조직의 경영을 넘겨주고 나서 후임자에게 감 놔라, 배추 놔라 하는 전임자가 있는 조직은 망조가 든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조직의 ABC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절대로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고, 또 그럴 생각조차 갖고 있지 않다. 더욱이 후임자는 대학에 오시기 전에 KBS라는 거대 방송사의 사장을 지내신 분이다. 조직 경영에 대해서는 저보다 열 배, 백 배의 능력을 갖추고 계신 분이다.”

-대학 설립자로서 대학 운영에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이다. 제가 설립자인데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는 한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는 건 당연한 이치다. 건양대는 제 인생의 전부, 제 철학의 전부이고, 제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제가 늘 건양대가 잘 되기를 소망하고, 잘 되게 해달라고 여기저기에 매달리는 것도 건양대는 제가 낳은 자식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다만 총장 사임 이후 건양대에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총장에게 주어진 권한 내의 대학 운영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관여와 간섭도 하지 않고 있다. 그건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건양대는 최근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발표에서 예비 자율개선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자칫 정원 감축과 재정지원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데.

“사실 저도 매우 놀랐다. 모든 개인적인 일정을 접어두고 1년 가까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준비에 매달려 온 총장 이하 대학의 보직자와 준비위원들도 상심이 컸을 것이다. 또 그 소식을 접한 건양가족들의 충격도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예비 발표다. 앞으로 2차 평가 과정이 남아 있고, 또 대학에서 잘 준비해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건양대를 사랑하고 관심을 두고 계신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거나 실망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반전의 매력은 드라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건양대의 정신이 하루아침에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2차 평가에서 반드시 부활해 반전의 역사를 써낼 것으로 저는 확신한다. 오는 8월에 최종 결과가 발표되니 믿고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2차 평가에서 반드시 부활한다고 했는데 근거가 있는지.

“건양 구성원들의 능력과 열정을 제가 크게 믿기 때문이다. 건양대에는 대학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시는 교수님들과 교직원들이 많다. 그것이 건양대의 가장 값진 자산이고, 대학 발전의 최대 원동력이다. 오늘의 건양대도 그분들의 단합된 힘으로 만들어 냈듯이 내일의 건양대 또한 그 분들의 단합된 노력으로 성공과 승리의 역사를 쓸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건양대의 '배드 뉴스(Bad news)'는 궁극적으로 ‘굿 뉴스(Good news)'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시련이라고 본다. 신발 끈을 다시 묶는 자세로 총장님의 리더십 아래 모두가 일심단결하면 반드시 교육명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 발표 이후 ‘총장 복귀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

“한 마디로 낭설이다. 총장 복귀는 생각도 안 해봤고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건양대는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대학이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학 간 경쟁속에서 살아남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저는 그런 리더십을 정연주 총장께서 잘 발휘해 주시리라 굳게 믿고 있다.”

-향후 계획이나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요즘은 100세 시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동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믿음으로 지금껏 불꽃 같은 열정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올해로 91살이다. 아무래도 인생을 정리하는 시기에 들어선 것이지,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을 생활화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주변에서 볼 때 작은 욕심으로라도 비춰질 여지가 있는 언행은 어떤 경우에도 삼가면서 여생을 뜻있게 보내려고 한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기여할 것이 없는지 고민하면서 실천하는 시간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려고 한다. 그동안 미워했던 사람과도 화해하고 용서받고 용서하려고 한다.

얼마 전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돌아가셨다. 고인은 중·고교 1년 선배였다. 그분이 작고하시니 그분이 살아오신 인생에 대한 공과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온다. 저 자신도 언젠가는 공과에 대한 평가가 나올 텐데 과보다는 공이 컸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그래서 더더욱 여생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고 배려하며 살려고 한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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