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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윤 청주 흥덕보건소 방문간호사

우리나라 독거노인은 2013년 20.4%, 2015년 20.8%, 2025년 21.8%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충남도를 비롯해 홍성군의 노인 자살률도 전국 상위권에 오르는 오명을 얻고 있다.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현상 및 핵가족화 등 가족관계와 부양의식의 변화 등으로 인해 지역사회에 홀로 사는 독거노인의 숫자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독거노인의 고독사 사례가 고령화로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상시 돌봄에 대한 수요가 크고 고령사회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최우선 정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청주에서도 70대 독거노인이 숨진 지 열흘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런 뉴스가 전해지면 우리 방문간호사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즉시 등록 대상자들의 안위를 확인한다. 잘 지내고 있다는 목소리를 듣고 건강 여부가 확인되면 안정이 되고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해 당장 달려가 확인해본다. 이것이 외로운 여생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를 꿈꾸는 방문간호사들의 일상이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은 빈곤, 질병, 장애, 고령 등 건강위험요인이 큰 취약계층 가구를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직접 찾아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방문건강관리 전문 인력은 만성질환자, 영유아, 노인 등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건강 문제 스크리닝으로 통해 건강행태 및 건강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영양, 운동, 절주, 금연 등 건강행태 개선, 만성질환 및 합병증 예방관리, 임산부·허약노인 등 생애 주기별 건강 등을 관리한다. 대상자가 되면 우선 방문 전문 인력이 대상자의 건강위험요인 및 건강 문제와 증상 조절 여부를 조사하고 군 분류를 실시하게 된다. 군 분류는 대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집중관리군, 정기관리군, 자기역량지원군으로 분리되며 개인의 건강 상태, 보건소별 우선순위 등에 따라 서비스 여부 및 시기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즉 보건소는 어려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연중 실시하고 있으며 방문 간호사가 가정으로 방문해 혈압, 혈당, 고지혈증, 악력 등의 기초검사 및 복용 약물 점검 대상자에게 필요한 건강 상담 및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복지 서비스 연계를 제공한다. 방문 대상자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가 보건소에 신청하면 방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단, 요양등급 판정자는 제외된다.

방문관리사업은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뇌졸중, 만성질환 합병증을 예방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고 큰 보람을 느끼지만 간혹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 돌방행동이나 대상자의 가정환경(사나운 개, 낯선 사람 등), 언어, 신체 폭력, 우범지역, 결핵 등 감염병 위험 요인에 노출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질병에 노출된 노인들과 취약계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다. 우리 방문간호사들은 2450여 명의 등록 대상자들의 건강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딸처럼, 때로는 손녀처럼 어르신의 눈과 귀가 돼 편지를 대신 읽어주기도 하고 고달픈 생활의 푸념도 나누기도 하는 이들의 또 하나의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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