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전문병원인 '소방복합치유센터'의 1차 후보지로 압축된 전국 14개 시·군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차 후보지는 충남 아산·홍성·예산, 충북 청주·진천·음성 이외에도 경기도 6곳, 경북 1곳, 경남 1곳 등이다. 민선 7기 들어 첫 번째 공모사업인 터라 각 시·군은 물론 광역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치유센터는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소방학교서 열린 55주년 소방의날 기념식에서 치유센터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소방병원 신설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공론화됐다. 소방청은 당초 대전시, 세종시, 충남·북 등 충청권을 대상으로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으나 수도권 등 타 시·도에서 반발하자 추천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충청권이 발 빠르게 대처하긴 했으나 그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소방병원은 소방공무원 업무 특성상 화상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중점 치료하고, 특수건강검진을 통해 소방직업군 맞춤형 병원으로 운영되는 개념이다. 진료과목이 12개로 일반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300병상 내외 규모로 이달 중순 최종 후보지를 선정한 후 2022년 건립된다. 각 시·도는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력한 경쟁도인 경기도는 전국 소방공무원 가운데 38%(1만6664명)가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을 들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충청권의 경우 지리적 접근성과 의료 인프라 활용 측면 등의 이점이 적지 않다.

인접 시·군 사이에 공조전략을 펼치고 있는 사례를 눈여겨 봐야 한다. 충북은 진천·음성·괴산·증평군 4개군이 혁신도시로 공동유치전을 펴고 있고, 충북도의회가 유치 건의문을 채택했다. 치유센터를 유치함으로써 열악한 의료환경에 있는 혁신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충남 경우는 아직 구체적 공조 움직임은 없으나 사정은 충북과 유사하다. 의료시설용지를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고 주민 의료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전략적인 접근책이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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