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탐루앙 동굴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13명의 태국 유소년 축구팀이 실종 열흘 만에 생존이 확인돼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세상과 단절된 어둡고 두려운 극한 상황에서 이들은 어떻게 열흘이라는 긴 시간을 버텨 낼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이들 소년축구단을 인솔했던 에까뽄 찬따윙세 라는 올해 25세의 젊은 코치가 보여준 리더십이 중요했다. 동굴에 갇힌 순간부터 아이들을 보살펴 극한의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도록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축구팀 코치가 '우리는 한 팀' 이라는 의식을 계속 심어 주며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이끌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축구 게임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나가 되어 코치가 시키는 대로 동작을 하고, 구호를 외치고 뛰는 시늉도 했다. 그러는 가운데 이들은 언젠가 이 동굴에서 살아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공유하게 되었다. 가장 두려운 '공황장애' 현상도 잘 극복 할 수 있었다.

8년 전 칠레에서 광산 갱도 붕괴로 지하 700미터에 갇혔다가 구조된 33명 광부들 이야기에서도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 주었다. 그때 매몰된 광부들은 절망에 아우성이었고 서로 싸우기도 하며 '공황장애' 현상마저 보였었다. 당시 54세의 작업반장 우루수아가 리더십을 발휘했다. '싸우면 다 죽는다.' 절망은 절망 뿐 이라며 광부들 하나하나 붙잡고 대화를 시작했다. 결국 광부들은 우루수아를 믿고 그가 시키는 대로 하며 69일을 버틴 끝에 구조됐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구출될 때 우루수아는 동료들을 다 내보낸 다음 마지막 지상으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 구조에 참여한 태국의 전직 해군 네이비실 대원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작업을 하던 도중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것이 지도자의 모습이다. 우리 정치에도 어두운 터널에 갇혀 계파 이익을 위해 싸우지 말고 국민들에게 꿈과 믿음을 주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태국 동굴에서 일어난 기적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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