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4대강 사업 이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오던 16개의 보(대형 댐으로도 부르고 있다)로 인한 수질 및 생태계 훼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 6월 1일, 11월 13일 및 2018년 3월 9일의 세 차례에 걸쳐 10개 보의 수문을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해왔다. 환경부는 중간결과를 지난달 29일 발표하고, 추가적인 보 수문개방 계획을 제시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부터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으로 총 16개 보 중 10개 보를 세 단계에 걸쳐 개방해 수질·수생태계 등 11개 분야 30개 항목을 모니터링해 왔다. 2017년 6월 1일에는 녹조 발생 우려가 높은 6개 보를 양수제약수위까지 개방하고, 2017년 11월 13일에는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및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 낙동강 하류 7개 보를 최대가능수위까지 개방했으며 2018년 3월 9일에는 낙동강의 상주보를 취수제약수위까지 일시적으로 개방했다. 금강의 세종보(100% 개방)와 공주보(85% 개방) 및 영산강의 승촌보(100% 개방)와 죽산보(41% 개방)는 최대한의 개방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외 6개의 보는 부분적이거나 제한적으로 개방이 이뤄졌다.

금강의 세종보와 영산강의 승촌보 구간에서는 보 개방 후 여울과 하중도가 생성되고 수변 생태공간이 넓어지는 등 보를 건설하기 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고, 수질개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영산강의 승촌보와 금강의 공주보에서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와 총인(T-P) 등이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수문의 개방에 따라 유속이 증가해 하천바닥에 퇴적되어 있던 영양물질이 재부유(떠오름)하여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을 계속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승촌보에서 멸종위기 Ⅱ급인 노랑부리저어새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고, 세종보 상류에서도 멸종위기 Ⅱ급인 독수리가 처음으로 관찰됐다. 하천의 생물 서식처가 회복되어 수중 생태계가 개선되고, 이에 따라 독수리와 같은 조류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강의 백제보는 보 상류지역의 수막재배 농가에서 지하수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지금까지 보를 개방하지 않았으나, 농가와의 협의를 통해 보 수문을 개방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보 수문개방에 관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었던 점은 수문의 개방에 따른 하천 내·외의 환경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다. 보 건설 후에 발생한 수량 환경, 수질 환경, 수생태계 환경의 악화와 그로 인한 고통은 매우 심각했다. 이 때문에 보 수문의 개방의 경우에도 개방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충분히 검토하여야 한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보 수문의 개방을 통한 환경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모니터링과 면밀한 평가를 통한 체계적인 보 수문개방은 하천을 건강하게 복원하게 될 것이고, 그 효과는 하구둑 개방의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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