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in 예술>
6. 극단 ‘새벽’ 단원 이여진 씨
대한민국연극제 ‘우수연기상’
6개월간 다리 저는 역할 연기
아직까지 나도 모르게 다리 절어
지역 연극 발전 도움 되고파

▲ 극단 ‘새벽’ 단원 이여진 씨.
전국 연극인들의 축제이자 기회의 장인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가 지난 2일 폐막했다. 이날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연극배우 이여진(여·31·사진) 씨를 커튼콜이 닫힌 삼일 후 만났다.

단체상인 대상과 함께 개인상으로 우수연기상까지 수상한 이 씨는 출품작 ‘아버지 없는 아이’에서 주인아들을 사랑하는 여관 여급인 ‘카오루’ 역할을 맡았다. 식민지 시대 계층의 지배구조를 여과 없이 보여주며 인간의 존재가치를 고민하게 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연극제 당시에는 후회 없이 연기하고 내려오자는 다짐뿐이었는데 이렇게 큰 상까지 주시니 정말 감사하다”며 수상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극제는 막을 내렸지만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 6개월간 다리를 저는 카오루로 살다보니 극이 끝났는데도 나도 모르게 다리를 절고 있었다”며 “인간 이여진으로 돌아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울산이 고향인 그는 배재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며 대전과의 연을 맺게 됐다. 졸업 후 잠시 서울에서 연극활동을 했지만 대전으로 내려와 극단 ‘새벽’에 입단한 지는 올해로 4년차 배우다.

▲ 배우 이여진 씨의 '아버지 없는 아이' 공연 모습.
극단 새벽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대전대 김상렬 교수가 쓴 연극 ‘소풍가다 잠들다’를 꼽았다. 제목 그대로 소풍 가는 길이었던 자식을 잃게 된 어머니의 심경을 다룬 작품으로 이 씨가 극 중 어머니 역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세월호 사건 이전에 만든 작품인데 우연찮게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후 앵콜 공연을 하게 됐다”며 “당시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관람을 해주셨다. 의도치 않게 세월호 사건과 내용이 중첩되다 보니 배우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 혹 여라도 그분들의 상처를 왜곡하지는 않을까 몹시 걱정스럽고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에서 대전 연극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전하는 그에게서 자신감과 강한 확신이 느껴졌다. 그는 “이번 연극제를 계기로 책임이 많아졌다. 그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맡은 역할에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연극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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