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맷·스튜디오·자막까지 유사…시청률은 '아이돌룸' 앞서

너무 비슷한 '주간아이돌'·'아이돌룸' 논란

포맷·스튜디오·자막까지 유사…시청률은 '아이돌룸' 앞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하루 차이로 방송되는 두 아이돌 가수 초대 프로그램의 유사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MBC에브리원의 '주간아이돌'과 JTBC '아이돌룸'이다.

2011년 7월부터 방송된 MBC에브리원의 '주간아이돌'은 아이돌이 주인공이 되는 몇 안 되는 프로그램이다. 신인 아이돌에게는 얼굴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시즌 1 MC인 개그맨 정형돈과 래퍼 데프콘이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아이돌들의 매력을 잘 끌어냈다. 출연한 아이돌들이 추는 '2배속 댄스'등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MBC에브리원은 지난 4월 '주간아이돌' 시즌 2를 선보이며 진행자를 개그맨 유세윤, 방송인 이상민, 개그우먼 김신영으로 바꿨다.


표면상으로는 개편하면서 진행자도 바꿨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하차한 전 MC 정형돈과 데프콘이 지난 5월부터 JTBC의 아이돌 초대 프로그램인 '아이돌룸'에 출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돌룸'은 진행자뿐만 아니라 포맷도 '주간아이돌'과 매우 유사하다.

매회 새로운 아이돌이 출연하는 기본 포맷은 물론이고, 다른 장식이나 소품이 없는 단색의 스튜디오, 줄임말로 표현하는 자막 형태까지 비슷하다.

'주간아이돌'에서 '도니코니'였던 정형돈과 데프콘의 별명도 '아이돌룸'에서 발음이 유사한 '돈희콘희'로 표현되고 있다.

게다가 '아이돌룸'은 편성 시간까지 변경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40분에 방송되던 것을 지난 3일부터는 화요일 저녁 6시 30분에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JTBC 측은 "출연하는 그룹의 팬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평일 저녁으로 시간대를 조정하게 됐다"며 "아이돌들의 음원 발매가 월요일에 주로 이뤄지기에 화요일 저녁 방송을 통해 가장 발 빠르게 그들의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고 수요일 오후 방송되는 '주간아이돌'을 의식했다는 의혹에 선을 그었다.

우선 시청률에서는 '아이돌룸'이 앞서가고 있다.

지난 3일 방송된 '아이돌룸' 시청률은 0.784% (유료가구), 지난 4일 방송된 '주간아이돌' 시청률은 0.2%를 기록했다.

두 프로그램의 유사성에 시청자들도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상에는 정형돈과 데프콘의 하차 배경에 온갖 추측이 나돌았다. 제작진이 두 MC의 하차를 종용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 같은 추측에 대해 각 방송사는 말을 아끼고 있다.

MBC에브리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MBC에브리원은 '주간아이돌'과 '아이돌룸'의 콘텐츠 기획 유사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동일한 MC까지 기용했다는 점을 황당해 하고 있다.

아울러 두 MC의 하차 과정이 방송사 '갑질'로 오해되는 것에 대해 속앓이를 하는 모양새다.

JTBC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이 외주 제작사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