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4월 첫인연…남다른 의료법 주민들에 인기

▲ 4일 신동숙 두모보건진료소장이 지역주민들의 건강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진재석 기자
“신 소장님은 마을에서 믿음직한 장녀, 귀여운 막내동생, 든든한 첫째 언니, 자상한 엄마 등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한 작은마을에는 440여 가구가 모여 생활하고 있다. 이 마을에는 27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면서 마을의 건강을 책임지고 주민 모두에 가족이고 친구인 신동숙(57·여) 보건진료소장이 있다.

신 소장은 1989년 4월경 문의면 두모보건진료소와 첫 인연을 맺었다. 젊고 의욕이 넘쳤던 신 소장은 금세 마을 주민들과 친해졌고, 어느새 주민들의 마음 한구석에 슬그머니 자리 잡았다.

그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다른 진료소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끈질긴 민원으로 다시 두모보건진료소로 복귀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신 소장은 마을에 꼭 없어선 안 되는 인물이 돼버렸다. 가끔 있는 교육과 출장으로 그가 자리를 잠시 비우기라도 하면, 어르신들의 분노(?)가 담긴 민원이 보건소를 향하기도 한다.

신 소장이 지역 어르신에게 인기가 많은 비결은 그만의 의료법이 있다.

그는 고령자 비율이 높은 이 마을에서 지역주민의 심·뇌혈관질환과 중풍예방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심 끝에 ‘양팔 혈압 측정 관리’를 생각해냈다.

1990년도에 학술지 등을 통해 접한 ‘양팔 혈압 측정 관리’를 지역주민에게 접목해 보자는 것이다.

‘양팔 혈압 측정 관리’는 통상적으로 한쪽 팔만의 혈압만을 재는 것이 아닌 양팔 모두의 혈압을 재는 것이다.

좌우 팔의 혈압 수치가 10mmgh이상 차이가 날 경우에는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는 학술자료를 기반했다.

그렇게 2003년부터 시작한 ‘양팔 혈압 측정 관리’를 통해 수 천여명의 주민건강을 지키고 2·3차 중풍과 합병증을 막았다고 신 소장은 자신한다.

신 소장은 “남은 재직기간 동안 어르신들이 건강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춰놓고 이 이론을 바탕으로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비 절감에 기여하는게 남은 책무”라고 말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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