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과장

“무역 전쟁은 좋은 것이고 이기기 쉽다(Trade wars are good, and easy to win).” 지난 3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후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豪言)은 상대국의 보복 관세와 WTO 제소 추진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등 무역 전쟁 본격화에 대한 우려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대립은 첨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5일 중국의 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첨단 기술 제품 1100여개에 대해 25%라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바로 다음날 미국과 동등한 규모 및 강도의 보복 조치에 나섰다.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한 것이다. 양국의 대립은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은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투자·생산·고용 등 실물경기 지표가 줄줄이 하락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에 암운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무역 전쟁이 본격화 되지 않은 지난 상반기 동안 우리 무역은 사상 최대 반기 수출 실적을 나타냈지만 지나친 반도체 편중과 자동차, 철강, 선박으로 대표되는 주력 품목의 부진 등 우리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하반기 수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과 정부는 하반기 수출 하방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은 환변동 보험 가입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대비하고 금리·유가 변동성 확대 등 단기 리스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또한 주식투자 이론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전략처럼 수출도 수익성이 높은 소수의 품목과 특정 국가에 집중하는 경향을 줄이고 다변화를 꾀해야한다. 정부는 기업이 원활한 수출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대내외 무역통상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위기 상황에 신속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 운영해야 할 것이다.

6일은 고율의 관세 부과에 대한 미중 양국의 마지막 협상 시한이다. 양국이 극적으로 대 타협을 이뤄낼지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지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cctoda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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