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유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기술부장

'과불화화합물', 이 물질은 주로 등산복이나 프라이팬의 방수제로 사용되며 여러 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합쳐 과불화화합물이라고 부른다. 이번에 대구에서 검출된 과불화헥산술폰산도 그 중에 하나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발암물질은 아니며 노출될 경우 체중과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혈액응고시간이 증가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먹는물 수질기준으로 지정하지 않았으며 호주와 캐나다, 스웨덴만이 권고기준으로 설정해 놓았다.

우리나라는 당초 올해 하반기 중에 먹는물 감시항목으로 지정할 예정이었다. 이번에 대구 수돗물에서 검출된 과불화헥산술폰산의 양은 캐나다와 스웨덴의 기준보다는 낮고 호주의 기준 보다는 높은 수치다. 이름도 생소한 이 환경호르몬 물질은 전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고 아이 엄마들은 수돗물이 건강에 위해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생수를 사기위해 마트로 달려갔다.

그러나 대전시민들께서는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다. 대전에서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대청호 원수와 정수장의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화합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대전의 수돗물은 어째서 달랐을까? 첫 번째로 대전의 상수원인 대청호는 타고난 좋은 물이다. 대청호의 수질은 환경정책기본법에서 정한 생활환경기준 좋음에 해당한다. 더불어 우리 시에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청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추동 취수탑에 수중폭기시설을 설치하고 인공식물섬과 인공습지를 조성하였다. 또 2014년부터는 최근 조류가 다량 발생하는 회남수역에서 우리 상수원인 추동수역으로 조류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류차단막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로 상수원에 배출시설이 없다. 우리 시에서는 2004년부터 동구 대청동과 대덕구 신탄진동 등 약 78㎢에 달하는 지역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낚시 등 수질오염우려 행위가 금지되고 내 집, 내 땅이라고 해도 허가없이 증축하거나 개축할 수 없다. 전국의 다른 도시와 비교해봐도 우리 시만큼 상수원을 철저하게 관리한 곳이 없을 정도다.

세 번째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다. 대청호에도 한 가지 고민은 있다. 바로 여름철마다 찾아오는 녹조와 냄새물질이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이와 같은 미량의 냄새물질을 제거하는데 아주 탁월한 능력이 있다. 2016년 송촌정수장에 오존과 입상 활성탄 여과지로 이루어진 하루 10만t 용량의 고도처리시설을 준공한 것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월평정수장과 신탄진정수장까지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2026년이후에는 더 이상 녹조도 대청호의 고민거리가 아닐 것이다.

네 번째는 체계적이고 철저한 수질관리다. 수돗물의 법정 수질검사 항목은 60개지만 올해부터는 217개 항목으로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 수질검사는 정수장의 물에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급수과정별로 수질을 모니터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돗물을 사용하는 일반가정에도 일일이 직접 방문하여 검사하고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을 검사해 보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수질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대전 수돗물이 이번 논란의 주인공이 되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전 시민들께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해드리기 위한 우리 시의 노력과 상수원인 대청호를 지금까지 잘 보존하기 위해 불편함도 마다하지 않은 대전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 덕분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