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신현 교수와 한국화학연구원 김윤호 박사 공동 연구팀이 글로리오사 풍뎅이 외피를 본뜬 캡슐형 레이저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미국과 멕시코 등지에서 주로 발견되는 글로리오사 풍뎅이는 빛의 방향에 따라 외피 색깔을 바꾸는 특성이 있다.

빛이 왼쪽으로 원편광(원을 그리며 일정하게 진동) 하면 나뭇잎과 비슷한 초록색을, 반대로 오른쪽 원편광한 빛을 비추면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이런 성질은 포식자를 피하는 자신들만의 통신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공진기는 특정 주파수 파나 진동을 끌어내기 위한 장치다. 레이저를 활용한 의료 기기 제조나 재료를 정밀하게 자르는 커터 등에 활용한다.

캡슐형 레이저 공진기는 삼중 구조다. 중심부 액정 분자와 발광 분자 혼합물을 배향 층(액체)과 탄성 층(고체)이 겹으로 감싸는 형태다.

액정 나선 구조는 글로리오사 풍뎅이 외피처럼 편광 방향에 따른 반사 특성을 보인다.

특정 파장의 빛을 제어할 수 있어 보통 레이저와 달리 거울 없이도 레이저 공진기를 구현할 수 있다. 캡슐은 머리카락 크기 수준으로 작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신현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캡슐형 레이저 공진기는 작은 크기와 높은 기계적 안정성을 가져 국부적인 영역에만 빛을 쏘는 치료용 기기에 쓸 수 있다"며 "자연에서부터 배운 기술을 공학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엑스-프로젝트(X-project) 사업을 통해 수행했다.

이상석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지난달 2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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