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명소 - 제주로 출발!

시간의 흐름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동장군의 호된 기세도 우리 곁에서 물러난다. 산과 들녘에 파릇파릇한 기운이 돌고 모진 겨울을 이긴 꽃망울도 수줍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요즘은 결혼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있지만 아무래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새내기 부부들이 많이 탄생하는 때다.

예비 부부들은 결혼을 앞두고 평생에 한번뿐인 신혼여행지를 고르는 데 고민이 많겠지만 우리 나라도 좋은 곳이 많다.

특히 제주도는 우리 나라 신혼여행의 1번지로 국내외 관광객이 1년 내내 몰리고 있다. 제주는 초가집과 언어(제주도 사투리), 음식, 세시풍속 등 다른 지방과 현저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제주의 비경이 어디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천혜의 자연경관이 수려해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경승지인 까닭이다.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해 옛부터 많은 문헌에 전해 오고 있는 '영주10경'(瀛州 十景)을 소개해 본다.

◆주상절리=제주 서귀포시 대포동에 있다. 씨빌리지 입구에서 동쪽으로 난 농로를 따라 약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해안 절경지다.

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몇몇 사람들 사이에서만 이름이 오르내리던 감춰진 비경지였으나 요즘은 중문관광단지 내의 필수 관람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은 어느 시인이 '신들의 궁전'이라 표현할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 절경이 발달해 있다.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신의 조각품과 같은 육모꼴의 돌기둥을 겹겹이 쌓아 놓았으며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롭지만 돌기둥과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의 흰 포말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파도가 심할 때는 그 높이가 30m 이상 용솟음쳐 장관을 연출하며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이다.

◆성산 일출 =성산 일출봉은 제주도 동쪽 끝 남제주군 성산읍 성산리 성산반도에서 돌출된 거대한 한 덩어리의 암석산이다.

바다에서 수직으로 솟구쳐(수중화산) 거대한 암석 왕관 모양을 이루지만, 서쪽으로는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져 아름다운 초원 능선이 성산마을까지 이른다.

허리춤에는 높이 10여m, 둘레 3m의 커다란 바위 기둥이 여러 개 우뚝 서 있다.

해발 182m 정상 부분의 가운데는 3만여평의 큰 분지를 이룬다. 주변에 99개의 깎아세운 듯한 바위가 둘러서 있어 천혜의 산성을 이룬다고 해 예부터 '성산'이라 불렸다. 일출봉 남쪽에는 길이 500m의 타원형 해안이 신양반도, 섭지 코지로 이어진다.

일출봉은 한라산 주변 360여 기생화산 가운데 3면이 수직 암석으로 바다에 박혀 있는 유일한 곳이다.

또한 182m 높이에 암석층이 그대로 드러나 지질연구에도 좋은 자료가 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우도가 길다랗게 누워 있어 성산 일출봉과 마주 본다.

◆산방굴사=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산방산은 험준한 암벽으로 된 산으로 그 중턱에 있는 동굴은 고려의 혜일법사가 법도량으로 썼던 곳으로 이 동굴에서 바라보는 해안선과 경치가 일품이다.

영주십경에는 근대화에 밀려 지금은 흔적도 없어진 것이 많으나 산방굴사도 성산 일출봉이나 정방하폭처럼 아직도 즐길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사봉낙조=사라봉에서 노을이 짙게 깔린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것이다. 이곳의 일몰광경은 옛부터 영주십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장관이다.

사라봉 공원은 황혼녘에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새벽엔 시민들의 운동장소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봉우리 높이는 148m, 그냥 걷는다는 생각으로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밤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어서 데이트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정방하폭=서귀포 동쪽 정방폭포일대 해변의 여름철 경치를 앞바다에서 바라보는 경관. 정방폭포는 깎아지른 듯한 웅장한 암벽에서 28m 아래 바다로 떨어져 하얀 비단폭을 펼치는 듯한 장관을 보인다.

◆기타 영주십경 =예로부터 제주는 도처에 마소를 방목하는 목장이 있었는데, 특히 지금의 일도동 남쪽 일대는 유명했다고 한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중산간의 넓은 들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우마떼의 모습은 아름답고 여유가 있는데 그것을 보는 것이 '고수목마'다.

오등동 방선문은 용담동으로 흐르는 하천 상류에 있다. 하천 가운데 거대한 기암이 마치 문처럼 서 있다. 맑은 시냇물 그리고 봄철이 되면 계곡 양쪽과 언덕에 무리를 지어 피어난 진달래 등이 장관을 이루는데 이것이 '영구춘화'이다.

'귤림추색'은 옛날 늦가을 제주성에 오르면 성내의 감귤원이 보이는데, 노랗게 익은 감귤이 귤나무마다 주렁주렁 열린 광경을 바라보는 것이다.

'녹담만설'은 늦은 봄철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눈이 쌓인 경치다. 산 밑 해변에는 초여름 신록이 우거졌고 산등성이에는 진달래와 유채화가 만발한 가운데 정상은 흰 눈을 이고 있어 아름다운 조화를 보인다.

'산포조어'는 산지포(현 제주항)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드리워 낚시질하는 멋을 말한다. 지금은 제주항이 개설돼 흔적마저 없으나 지금의 측후소로 올라가는 길 밑에 아름다운 모양의 홍예교 밑 깊은 물에는 은어가 뛰어 놀았다 한다.

'영실기암'은 한라산 정상 서남쪽에 깎아지른 듯한 천연의 기암절벽이 마치 석실과 같다 하여 영실이라 불렸다. 원시림과 기암절벽이 한데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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