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고 있다. 학창시절 대입 경쟁을 경험했고, 채용의 문턱을 넘기 위해 입사 전쟁(경쟁)을 치렀다. 그 중 달콤한 승리를 맛본 자는 원하는 대학에 입학을 했고, 사원증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자신도 알게 모르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또 다른 경쟁앞에 서 있다. 이번엔 ‘대학 입학증’도 ‘사원증’도 아닌 분양권을 얻어내기 위한 전쟁이다.

이달 중순이면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갑천친수구역 내 도안호수공원 3블록 트리풀시티(Treeful City) 분양이 열린다. '가만히 있어도 대박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 분위기다. 필자도 ‘혹시 나에게도?’하는 기대감에 요구조건에 맞추며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 채비를 마쳤다. 그나마 일반공급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던지라 신혼부부들간의 경쟁에 청약통장을 담굴 예정이다. 거주의 목적도 아닌데 ‘1114세대’ 중 집 한 채를 얻기 위한 경쟁에 기꺼이 끼어들겠다는 심산이다. 부동산 업계는 수 백 혹은 수 천대 1의 경쟁이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평생 월급만 모아서는 만져 볼 수 없는 거액의 부동산 가치를 한방에 얻을 수 있는 ‘로또 분양’인터라 조건도 까다롭다. 신혼부부들의 내집장만에 도움을 주겠다는 정부정책과는 무관할 정도다. 공급물량도 늘리고 소득수준에 대한 기준도 완화했지만 자녀 유무가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는 와일드 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이번 도안호수공원 3블럭은 총성 없는 전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금이다. 아직 평당 분양가가 매겨지진 않았지만 한 두 푼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보니 이른바 가진자들만의 청약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향후 입주 무렵이면 주차장에는 국산차보다 수입차의 비율이 높아질 수 있고 어지간한 서민층은 범접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과연 무엇을 위해 경쟁을 준비하는 것인지 필자는 다시금 되새겨본다.

최정우·대전본사 경제부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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