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비만 환자 사망률, 정상체중 환자보다 42% 낮아

▲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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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한 위암 환자가 수술 후 예후 더 좋다"

중등비만 환자 사망률, 정상체중 환자보다 42% 낮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적당히 뚱뚱한 사람이 오히려 건강하다는 '비만의 역설'이 위암 환자에게서도 관찰됐다. 몸이 적당히 비만한 위암 환자일수록 수술 후 사망률 등 예후가 더 좋았다.

국립암센터 조수정 위암센터 박사(소화기내과 전문의), 주정남 암역학예방연구부장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암센터에서 위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 7천765명의 비만도와 사망률을 평가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환자를 6단계로 분류했다. 저체중(18.5kg/㎡ 미만), 정상(18.5~23kg/㎡ 미만), 과체중(23~25kg/㎡ 미만), 경도 비만(25~28kg/㎡ 미만), 중등도 비만(28~30kg/㎡ 미만), 고도 비만(30kg/㎡ 이상) 등이다.

연구팀이 위암 환자의 생존에 미치는 여러 인자를 보정한 뒤, 비만과 사망률의 상관성을 평가한 결과 정상 체중보다 과체중 환자는 16%, 경도 비만 환자는 23% 사망위험이 감소했다. 중등도 비만 환자는 사망위험이 42%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위암 자체의 특성이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한다. 위암 환자는 수술 후 단순히 잘 먹는다고 해도 수술 전과 같은 체중을 회복하기 힘든 편이다. 수술 후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면 단순히 살이 빠지는 게 아니라 근육 등이 소실되면서 면역력 저하 등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체중 이상인 환자의 수술 후 예후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위암 수술 후 예후를 좋게 만들려고 일부러 비만하거나 과체중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 교수는 "비만 자체가 암 환자의 에너지원이 되거나 위암 수술 후 체중이 줄어들면서 정상 체중 범위에 속하게 돼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위암 치료 후 열심히 체중을 유지하고 영양을 섭취하는 게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위암'(Gastric Cancer)에 온라인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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