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카이스트 연구팀 개발…"진단정확도 최고 90%"

▲ 우선 사용자가 스마트폰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심장 소리를 녹음한다.(좌) 이어 모바일앱(Cpstethoscope)을 구동하면 심음이 청진 되는 5곳을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위치를 지정해 녹음한다.(중) 녹음되는 심장 소리의 음파를 보여줌으로써 녹음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도 보여준다.(우) [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 우선 사용자가 스마트폰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심장 소리를 녹음한다.(좌) 이어 모바일앱(Cpstethoscope)을 구동하면 심음이 청진 되는 5곳을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위치를 지정해 녹음한다.(중) 녹음되는 심장 소리의 음파를 보여줌으로써 녹음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도 보여준다.(우) [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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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보내는 질병신호 잡는 '스마트폰 청진기' 나온다

분당서울대병원·카이스트 연구팀 개발…"진단정확도 최고 90%"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심장 소리를 이용해 심장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앱)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올 전망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진단 정확도가 최고 90%에 달했다.

강시혁·서정원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신인식 카이스트 교수 공동 연구팀은 환자가 스마트폰으로 심장 소리를 녹음하고 의료진의 도움 없이 심장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용 모바일 앱(CPstethoscope)을 개발, 효과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심혈관질환은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의 32%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고 치명적이다.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릴 만큼 질병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또 심장질환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들도 대부분 복잡해서 해석이 어렵고 비용도 비싼 게 흠이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청진기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검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나섰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공지능(AI)의 일종인 '나선구조신경망'으로 심장 소리를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나선구조신경망은 뇌 속 시신경 피질의 작동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딥러닝의 한 유형이다.

심장 소리 녹음은 별도 기기를 추가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내장된 기본 녹음기능을 이용하도록 했다. 스마트폰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10초간 심장 소리를 녹음하는 방식이다.

심장질환자 46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 녹음된 심장 소리에 대한 AI의 진단 정확도는 최저 87%에서 최고 90%에 달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진단 정확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기기에 따라 음질에 차이가 있는 건 풀어야 할 숙제로 분석됐다. 실제로 이번 시험에서 65%의 환자에게서만 비교적 양호한 음질의 소리가 확보됐다. 이 때문에 연구자가 사용자 대신 녹음하고 녹음된 소리를 데스크톱으로 옮겨 잡음을 제거하는 절차를 거치기도 했다.

그런데도 스마트폰만으로 심장 소리를 청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연구를 거쳐 녹음부터 음성처리, 진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환자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연구를 주도한 강시혁 교수는 "최신 스마트폰은 주머니 속 슈퍼컴퓨터"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심장질환 자가진단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관련 국제학술지(JMIR mHealth and uHealth, Journal of Medical Internal Research mobile Health and ubiquitous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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