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제작진·호화 캐스팅·대규모 스케일로 기대 한몸에
넷플릭스 선판매 등 외국서도 관심

'미스터 션샤인' D-7…침체한 드라마 시장 살릴까

필승 제작진·호화 캐스팅·대규모 스케일로 기대 한몸에

넷플릭스 선판매 등 외국서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의 첫 방송이 30일 기준 딱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시청률 두 자릿수의 미니시리즈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가운데 최고의 제작진과 캐스팅, 대규모 스케일을 자랑하는 '미스터 션샤인'이 침체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지에 이목이 모인다.

◇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차별화된 소재도 강점

'미스터 션샤인'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역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인 덕분이다. 김 작가는 '파리의 연인'(2004), '시크릿 가든'(2010~2011), '태양의 후예'(2016) 등 수많은 인기작과 케이블 시청률의 역사를 쓴 '도깨비'(2017)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특히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에서 김 작가와의 탁월한 호흡으로 최고의 영상미를 보여줬던 이응복 PD가 이번에도 함께해 스토리뿐만 아니라 연출까지 기대하게 한다. 먼저 공개된 하이라이트만 봐도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를 느낄 수 있다.


초호화 캐스팅도 성공을 낙관하는 요인이다.

9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이병헌은 일제강점기 직전 미국의 이권을 위해 조선에 주둔하는 검은 머리의 미국 해군장교 유진 초이 역을 맡았다. 그와 호흡을 맞출 조선의 정신적 지주 고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애신 애기씨는 스무 살 연하의 김태리가 연기한다.

맡은 역할마다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이병헌과 최근 영화계 대세 여배우로 꼽히는 김태리가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어떤 로맨스를 보여줄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크다.

조연들 역시 유연석, 변요한, 김민정 등으로 웬만한 드라마의 주연급 못지않다. 드라마 화제성 덕분에 작은 역할을 맡은 조연들까지 적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출연진 중 한 명인 윤주만의 혼사가 온종일 포털사이트에서 회자한 것만 봐도 그렇다.


'미스터 션샤인'의 남다른 소재 역시 차별화 무기 중 하나다.

이 이야기는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 이뤄진 1905년,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기 직전을 배경으로 한다. 그동안에도 항일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았고 드라마도 이따금 있었지만, 독립운동의 시초를 그린 작품은 없었다.

이응복 PD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나라가 넘어가기 전 끝까지 항거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잘 남아있지 않다"며 "이 드라마가 차별화되는 부분도 바로 그 점"이라고 말했다.

◇ 1년 촬영·1만명 출연·4만㎞ 이동…장대한 스케일

영화 한 편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막대하게 투입된 제작비, 그에 걸맞은 장대한 스케일도 관심을 끈다.

제작비가 수백억 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작진은 구한말 격동의 근대사를 담기 위해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선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미군이 군함을 앞세우고 강화도 초지진에 상륙해 전투를 벌인 신미양요 장면은 초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 작품은 '생방송'처럼 찍는 여타 드라마들과 달리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현재 70%가량 촬영했다. 덕분에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영상에서 오롯이 볼 수 있다. 제작진은 당시 시대상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컴퓨터그래픽과 특수효과 등 후반 작업에도 세심하게 공을 들이고 있다.


또 1871년 신미양요와 1900년대 근대 조선을 보다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부산, 대구, 대전, 경주, 안동, 합천, 하동, 부안, 전주, 청주, 논산, 강화도 등 전국 곳곳을 누볐다. 촬영을 위해 이동한 거리만 4만㎞에 달한다.

국내 최초로 1900년대를 재현해낸 세트장은 논산 야외세트 6천평, 대전 실내세트 2천평 등 약 8천평에 달한다. 세트장에는 그 시대의 건축물들과 전차, 홍교, 성벽이 세밀하게 재현됐다. 호텔과 미국 대사관 사무실 내부 역시 꼼꼼하게 채웠다.

'미스터 션샤인'에는 주·조연뿐만 아니라 다수의 내·외국인 출연자도 동원돼 약 1만명이 출연한다. 제작진은 1900년대 의상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보조출연자들의 옷까지 모두 제작했다고 한다.

◇ 넷플릭스 선판매…중국 등 해외 관심도 커

항일운동을 소재로 하기에 수출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병헌은 "굉장히 큰 역사, 정치적인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중점으로 다룬다"며 "외국인이라도 이야기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작진 역시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많은 국가가 근대화 과정에서 외세의 침입을 받은 사연이 있어서, 독립운동이라는 소재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세계 최대 동영상 온라인서비스업체 넷플릭스에서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으로부터 방영권을 약 30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190여개 국에 7월 7일부터 차례로 서비스한다. 넷플릭스판 전용 포스터 역시 공개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스터 션샤인'은 tvN에 우선 편성된 드라마임에도 넷플릭스가 제작비 대비 상당히 높은 금액으로 방영권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작품 퀄리티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방영권 계약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미스터 션샤인'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 중국 최대 방송영상 콘텐츠 마켓에 한국관이 2년 만에 다시 등장해 한한령(한류제한령)의 본격적인 완화 조짐이 감지되는 가운데 '미스터 션샤인'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 모인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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