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김동기 교수
기존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약하거나 고막 안쪽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사용
전달과정에 소실량 많아 치료율 감소, 이번엔 나노파티클 입혀 고막내 주입
달팽이관까지 전달과정에 효율 높여, 실제 난청동물에 적용, 유효성 입증도
노인성 난청 완전한 예방 쉽지 않아, 과도한 소음 노출·음주 등 피해야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는 최근 치료시기를 놓치면 평생 청력을 회복할 수 없는 돌발성 난청 등 급성난청질환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연구성과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일반적으로 급성난청질환 치료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약하거나 고막 안쪽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 사용되지만, 내이까지 전달과정에서 스테로이드의 소실량이 많아 치료율이 50~60%로 낮기 때문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인체 세포막 물질인 인지질로 구성된 나노파티클에 스테로이드를 봉입한 고막내주입용 난청 치료제를 개발해 인체 내 안정성과 함께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로 개발된 약물을 실제 난청동물에 적용해 그 유효성을 입증해 임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칫 귀가 들리지 않아 평생 고통을 겪어야 할 급성난청질환자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 줄 수 있을지 김 교수의 연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돌발성 난청 등 급성난청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구체적인 치료 원리를 소개한다면.

“돌발성 난청 치료는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라고 하는 항염증제를 고용량으로 전신 투약하는 데 여기에서 부작용이 많이 발생한다. 치료 효과도 부진하다. 이를 극복하고자 최근 고막 내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치료법이 임상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이 방법에서도 역시 약이 고막 내 달팽이관으로 잘 넘어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를 우리 몸에 존재하는 원래 형태 그대로 인지질을 이용한 나노파티클로 싸서 고막 내 주입해 달팽이관까지 전달 효율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원래 형태의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치료효과도 기존 약에 비해 높일 수 있었다. 실제로 기존의 치료 방법으로 실험한 동물 실험군에서는 약 80dBHL의 난청을 보였지만 새로운 치료제를 적용한 군은 약 65dBHL의 청력을 보여 통계적으로 유의한 청력보호효과를 확인했다. 또 항염증 효과 분석에서도 급성난청이 일어난 달팽이관내의 염증에 관계된 사이토카인이 기존 약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돌발성 난청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쉽지 않다. 왜 그런지 설명한다면.

“돌발성 난청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다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바이러스 감염과 달팽이관으로 가는 미세혈류의 장애, 달팽이관 내 미세구조물의 파열 등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손상된 청각세포 혹은 청각세포로부터 소리를 전달하는 신경세포의 손상으로 난청이 발생하는데 손상 받은 세포들이 완전히 죽어버리면 이를 재생시키지 않고는 청력이 회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재생시키는 방법은 없다. 물론 줄기세포 치료 등이 시도되고 있기는 하다. 반면 세포들이 완전히 죽기 전에 약물 등으로 회복시킨다면 청력 회복이 가능한데 대략 이 기간을 한달 정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빠르면 빠를수록 회복가능성이 더 높다.”

-최근 젊은 연령대에서 돌발성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이유가 있다면.


“젊은층에서 돌발성 난청이 증가한다고 볼 수는 없다. 소음성 난청을 포함한 급성 난청의 유병율이 젊은층에서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레저활동에서 많은 소음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남자들이 군 복무를 하면서 사격 소음 등에 노출돼 청력이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돌발성 난청 예방법을 소개한다면.

“불행하게도 돌발성 난청을 막기 위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급성 난청으로 그 범위를 넓혀보면 소음성 난청의 경우 예방이 가능하다. 직업군에 따라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는 경우 반드시 보호장구로 귀를 보호해야 한다.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폭발음처럼 큰소리에 귀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노인성 난청 발생 원인과 예방법을 소개한다면.

“노인성 난청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치료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더구나 아직까지 노인성 난청의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발생 원인으로는 고막 안쪽에 소리를 감지하는 달팽이관의 유모세포와 신결절 같은 구조물의 퇴화로 인해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달팽이관의 노화 외에도 달팽이관에서 뇌의 청각피질까지 소리가 전달되는 중추신경계의 노화도 연구되고 있다. 이는 연령이 높은층에서 보청기를 잘 사용하다가 시간이 지나 소리 구분이 잘 되지 않는 환자에게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인성 난청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쉽지 않다. 유전적 원인 외에 비유전적 위험인자들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이 과도한 소음 노출과 이독성 약재 복용, 음주와 흡연, 혈압, 당뇨, 만성 신부전 같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평소 이러한 원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야 하고 증상이 느껴질때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 등과 같은 간단한 청력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노인성 난청 치료에 따른 청력 회복 가능성은.

“노인성 난청 치료를 위해 줄기세포나 약물, 유전자 전달 같은 방법이 연구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회복이 불가능한 질환이다. 초기에 발견해서 가급적 이른 시기에 보청기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에 좀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청력과 환자의 관심도, 시력, 보청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과 경제적 여건, 사회적 활용도에 따라 귀걸이형과 귓속형 보청기 종류를 선택하면 된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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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는…

- 가톨릭대 의과대 졸업

- 가톨릭대 의과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 박사 취득

- 가톨릭중앙의료원 여의도 성모병원

- 서울성모병원

-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 대한이과학회 학술위원, 기획위원

- 대한청각학회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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