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청주시 서원구 건축과 주무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내가 공무원 시험을 합격하고 면접을 준비할 시기에 시행일이 얼마 남지 않아 귀에 못이 박히듯 들어왔다. 나는 물론 내 동기들은 공무원 생활 첫 단추부터가 '청렴'이었다. 지금도 청렴캠페인, 청렴교육 등 계속해서 우리는 '청렴'이란 단어에 사로잡혀 있다.

청주시는 25일에도 공공건축물 건립 공사장을 방문해 공사 관계자와 청렴 서약서에 서명하며 부패 없는 청렴한 건설공사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이번 서약은 충북 지역 최초로 건립되는 청주 빙상장 건립공사 관계자들과 공사감독 부서인 청주시 공공시설과 직원들이 모여 관행적인 부패와 부당행위 등을 완전 척결하고 청렴한 공공건축물 건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청렴을 위한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보통 "청렴하게 살자!", "청렴한 사람이 되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청탁, 금품 수수 등 금품, 접대와 연관 지어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청렴을 지키는 것이 청탁을 하거나 받지 않는 것, 뇌물을 주거나 받지 않는 것에 그칠까? 뇌물만 받지 않으면 청렴하다고 볼 수 있을까?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이다. 행실이 맑고, 깨끗하게 생활 속에서 청렴을 지키는 일로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이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글로벌발전 이사인 본 헤르난데스의 말에 따르면 부정부패와 환경 오염도는 비례한다고 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 잔,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 오후 시간에 잠 깨려 커피 한 잔 등 수시로 종이컵을 사용한다.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고민하지 않고 자주 쓰게 된다.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줄이고, 각자 개인 컵을 비치해 사용하는 것으로 솔선수범 환경보호에 힘쓰는 것도 생활 속 청렴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실내 온도 적정 유지이다.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얇은 옷을 입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에어컨을 가동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덥다고 에어컨 온도를 최저로 내리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고 하니 집에서나 사무실에서나 에어컨 가동 시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인 26~28도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 번째, 신속한 업무 처리이다. 쏟아지는 업무량에 힘든 것도 사실이나 귀찮고, 지겹고, 힘들다고 생각해 지연 처리를 한다든지 당장 할 수 있음에도 게으름을 피우고, 놀고 싶은 마음에 내일 해야지 하고 자꾸 뒤로 미루면 업무 태만이고 청렴한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민원 처리를 담당하는 우리 공무원을 비롯해 은행원, 서비스센터 직원, 여러 직종의 상담원 등 시간을 앞다투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장인들은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청렴함을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분명 '나는 민원인이 주는 음료수 한 캔도 받지 않아. 나는 청렴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단순히 오고 가는 물품에서만 '청렴'이라는 인식을 갖지 말고 생활 속에서 어떻게 해야 더욱더 청렴한 삶을 살 수 있겠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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