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영·오대환·임원희 등 개성 만점 연기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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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비서'의 박서준 친구?"…드라마 꽉 채운 감초들

강기영·오대환·임원희 등 개성 만점 연기로 눈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화려하고 멋진 주인공들 사이에서 남다른 감초 연기로 극을 꽉 채우는 배우들이 있다. 어딘가 얄밉지만 특유의 코믹함 덕분에 '밉상'은 아닌 것도 공통점이다.

최근 흥행 중인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강기영(34)은 그야말로 감초의 대표격이다.

남주인공 이영준(박서준 분)과 호흡하는 박유식 역의 강기영은 나르시시스트라 아무도 '직언'을 못하는 영준에게 유일하게 촌철살인을 가하는 인물이다. 이영준 부회장을 고용한 고용주, 즉 사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이다.

물론 이영준이 그렇다고 박유식에게 당할 캐릭터는 아니지만, 의외로 단순 무식하고도 순수한 영준의 성격을 잘 파악해 티 안 나게 놀려먹는 유식의 모습이 큰 웃음을 준다.

'김비서'인 미소(박민영)와의 관계에서 오는 고민을 '이종사촌의 대학동기'란 가상의 존재를 빌어 유식에게 털어놓으면, 유식이 바로 영준의 이야기임을 눈치채고 그에게 직언하며 그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늘 영준 편에 서니 든든하기까지 하다.

유식이 늘 옆에서 홍삼 젤리를 감질나게 먹는 유식을 구박하다가도 미소에 대한 고민으로 스트레스가 쌓을 때는 따라서 젤리 껍질을 까는 영준의 모습 등에서 나오는 두 사람의 티격태격 케미(케미스트리, 조화)가 로코를 더 풍성하게 살린다.


연극배우 출신의 강기영은 2014년 드라마 '고교처세왕'을 시작으로 '돌아와요 아저씨', '더블유', '터널', '로봇이 아니야' 등 여러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강기영은 27일 연합뉴스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감사하게도 원작 소설과 웹툰이 있어서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며 "유식이란 캐릭터 자체가 지닌 독특한 특징이 많아 원작을 많이 모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청자 반응 중 가장 감사한 게 강기영을 보고 유식이란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니냐는 말씀"이라며 "저와 유식의 유사점이라면 건강보조식품의 '노예'라는 점, 친구들과 만나면 누가 누가 안 쉬고 더 많이 이야기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얘기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유식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대기업 사장이지만 사무적인 모습보단 '덜 바보가 더 바보에게' 연애 상담을 해주는 친근한 모습이 많이 시청자들이 이입해준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애정을 갖고 재밌게 봐달라"고 말했다.


최근 시청률 4%를 돌파하며 호평받는 OCN 주말극 '라이프 온 마스' 속 이용기 역의 오대환(39) 역시 이번에도 남다른 감초 연기를 보여준다.

1988년, 인성시 서부경찰서 강력계 경사로 근무 중인 이용기는 '행동대장'이다. 배운 것 없이 더러운 성질만 웃자라 오로지 뛰고, 때리고, 잡는 행동파이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충성하는 대상은 동철(박성웅)인데, 그런 동철에게 눈엣가시가 되는 태주(정경호)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자신보다 서열이 높으니 '대접'은 나름대로 하는데, 표정은 영 아니다. 껌을 '짝짝' 씹으면서 태주에 들리라는 듯 '뒷담화' 아닌 뒷담화를 하는 용기를 오대환은 200% 얄밉게 그려낸다. 물론 동철이 점점 태주에게 공감하듯 용기 역시 마음이 돌아설 것을 알기에 밉게만 보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에만 해도 '피고인', '자체발광 오피스', '명불허전', '리턴' 등에서 다양한 얼굴의 조연으로 활약한 그는 이번에도 극 완급을 적절히 조절한다.

오대환과 더불어 강력계 경장으로 '한태주 꿈나무'로 활약 중인 막내 형사 조남식 역의 노종현 역시 1988년의 순수함을 부각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청률은 저조한 편이지만 SBS TV 월화극 '기름진 멜로'에서 왕춘수로 분한 임원희(48)는 마치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살리에리처럼 주인공 서풍(준호)를 경계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중국 지린성 출신으로 중화요릿집 '화룡점정' 넘버원인 그는 과거 연인 사이였던 채설자(박지영) 앞에서는 또 '사랑꾼' 면모를 보여주는 반전 매력까지 갖췄다.

황금색 용이 그려진 셰프 복장을 하고 상남자처럼 불을 다루는 임원희 모습은 준호 모습과 대비돼 두 사람이 맞붙을 때마다 코믹한 장면이 연출된다.

이에 임원희는 "카리스마 셰프와 사랑꾼 모습을 함께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고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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