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주도하는 상하이 MWC 참관…글로벌 협력 논의
화웨이 장비 도입 고심…기술력 좋지만 보안 우려·비난여론 부담

▲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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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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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장비 선정 앞두고 상하이 향하는 이통사…'화웨이 딜레마'

화웨이가 주도하는 상하이 MWC 참관…글로벌 협력 논의

화웨이 장비 도입 고심…기술력 좋지만 보안 우려·비난여론 부담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 '상하이 MWC(Mobile World Congress)'가 27일 막을 올린다.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5G 통신장비 선정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5G 장비 공급의 유력한 후보인 중국 장비 제조사 화웨이는 최대 규모 부스를 마련해 5G 기술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화웨이의 적극적인 마케팅 속에 국내 이통사와 화웨이 간 협력 논의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 MWC에는 600여개 회사와 6만8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행사장인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는 5만5천㎡ 규모의 대규모 전시장이 꾸려진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상하이에 실무진을 파견해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장비 업체 및 제조사들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출동한다.

KT 황창규 회장은 GSMA(세계이동통신연합회) 이사회에 참석한 뒤 주요 부스를 둘러보며,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 역시 10여명의 임원진과 글로벌 기업의 부스를 돌아보며 5G 시대 킬러 콘텐츠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불참하지만, 노키아 부스에서 국내 중소기업들과 개발한 '5G-PON'(5G-Passive Optical Network5G PON) 장비를 선보인다.

상하이MWC는 GSMA가 매년 주최하는 행사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화웨이라는 평가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사인 화웨이는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올해도 메인이벤트 파트너를 맡아 각종 프로그램을 주관한다.

27일 개막일에는 에릭 수 순환 회장이 '사회를 위한 더 나은 미래'(Better Future For Society)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화웨이는 전시장에서 5G 장비와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며 5G 리더십을 과시할 전망이다. 상하이에 연구개발(R&D)센터도 두고 있어 참가 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화웨이와 국내 이통사 간 5G 장비 협력 논의다.

국내 이통사들은 이미 글로벌 장비제조사들과 5G 장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7∼8월에는 장비업체를 선정하고, 9∼10월부터 상용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MWC에서도 화웨이를 비롯한 장비업체들과 물밑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화웨이와 접촉이 장비 도입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 보안 우려가 여전한 데다 중국산 장비 채택에 부정적인 여론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 장비 도입이 주된 관심사이긴 하지만, 도입 여부는 기존 장비와 연동, 사후 관리, 국내 업체와 상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며 "화웨이 외에도 다양한 업체들과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5G 장비는 전국망 대역인 3.5㎓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술력은 경쟁사보다 1분기 이상 앞서고, 가격은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5G 투자 부담이 큰 이통사로서는 '가성비' 높은 화웨이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통사 중 유일하게 LTE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가 가장 도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계열사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이 화웨이인 점을 고려하면 화웨이의 장비 도입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걸림돌은 고질적인 정보 유출 우려다.

2012년 미국에서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미 의회는 이란과 거래한 혐의로 화웨이를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두고 해외 통신사와 경쟁하는 시점에 핵심 장비로 중국산을 쓰면 상용화의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는 비판도 크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5G 장비 기술 동향 조사에 나서며 업계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다. 유영민 장관은 지난 3월 국회에서 "화웨이 장비가 깔릴 경우 보안 문제가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이미 이통 3사에 유선장비를 공급하며 한국 시장을 다져왔다"며 "5G 장비 진출도 가능성이 크지만 국내외 비판 여론 등 제품 외적인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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