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17 딸 부잣집 엄마의 꿈 - 4편
없는 살림에, 장애아동·다둥이… 엄마 “죄인같지만 애들보며 견뎌”

▲ 장애아동이 있는 다둥이 엄마인 전 씨는 "그저 죄인같다"면서도 세 딸을 보며 하루 하루 힘을 낸다”고 말했다. 사진=최윤서 기자
장애아동이 있는 다둥이 엄마는 그저 죄인이다. 엄마 전(43) 씨에겐 세 딸이 있다. 올해 중3인 첫째 지은이(16·이하 가명)와 정은이(13) 그리고 늦둥이 시은이(6)까지 남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딸 부잣집이다.

장녀 지은이를 낳을 때까지만 해도 전 씨의 앞날에 이런 거대한 폭풍우가 기다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은이를 건강하게 출산하고 기르는 도중 둘째 정은이를 갖게 됐고, 임신 중 진행한 각종 검진에서도 정상을 받았다. 그러나 정은이는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심장병 판정을 받고 세 차례 대수술 이후 뇌병변과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게 됐다.

그렇게 온 가족은 정은이를 지키기 위해 만고의 시간을 보냈다. 모든 생활은 정은이를 위주로 돌아갔고 그저 살아만 주기를 가족 모두 간절히 소망했다. 엄마 전 씨는 정은이를 낳고 조금이라도 모유를 먹이기 위해 유착기를 사용해 밤낮 없이 모유를 모았지만 갓난아기의 코와 목에 뚫려있는 관은 이런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없게 했다. 대신 차가운 병실에서 주사바늘을 통해 투여되는 영양제와 수액으로 연명할 뿐이었다.

그러던 정은이가 7살이 되던 어느 날, 전 씨는 평소와 다른 컨디션으로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 ‘설마’는 ‘역시’였다. 임신 테스트기 선명한 두 줄은 누군가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일지 몰라도 이들 가족에겐 까마득한 걱정과 아득한 한숨이었다.

실수로 갖게 된 막내 시은이는 결코 축복받지 못했다. 홑벌이 부부가 정상적인 아이 셋을 키워도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 아픈 아이가 있는 전 씨 가족에게 늦둥이는 환영받지 못할 존재였다. 전 씨 부부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았고, 시은이는 현재 건강하고 밝게 자라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아이 셋이 커가면서 늘어나는 생활비는 해가 갈수록 더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지난해 아빠 김(47) 씨가 지난해 가을, 10년 넘게 일했던 군 납품회사에서 실직을 당하게 되며 가세는 계속 기울고 있다. 엄마 전 씨는 “건강한 삶을 주지 못한 정은이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첫째한테는 첫째대로 막내는 막내대로 미안한 마음 뿐이다.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그래도 불평불만 한 마디 없이 착하게 커주는 세 딸을 보며 하루 하루 힘을 낸다”고 말했다. <끝>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후원계좌=기업은행 마35-100410-01-833(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후원 문의=042-477-4072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