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표 대전·충남재향군인회 안보부장

6월 호국보훈의 달이다. 유난히 무더위가 길고 뜨거울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말해주듯 벌써 대지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아스팔트 위의 끈적함에 못지않게 도로 변 가로수 잎사귀도 기를 펴지 못하고 축 쳐진 채 6월의 뜨거움에 몸 져 꼬리를 내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무리 이 여름 6월의 뙤약볕이 뜨겁고 무덥다 한들 67년 전 1950년 6월의 그 여름에 비할 바 되겠는가? 이 땅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상으로 세상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1945년 일본제국주의 36년 식민치하에서 벗어나 목이 터져라 만세를 외치며 새로운 나라 건설에 부풀었던 이 땅은 소련군의 사주와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등에 업은 북한공산주의자들의 불법 남침으로 전국이 또 한번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생사의 구분이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리듯 했다. 낙동강 전선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끝장난다' 는 위기일발(危機一髮)의 순간에 재일본 학생들이 스스로 미군 함선(艦船)에 올라 현해탄을 건너 조국의 방패막이로 나섰다. 도처에서 어린 학생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전선으로 전선으로 향했다. 학도병이 되었다.

6?25전쟁 당시 군번도 없이, 제대로 된 훈련도 받은 바 없이 실탄도 없이 전장에 투입된 학도병들은 대한민국을 지키고 오늘의 이 나라를 일군 또 다른 전사요, 무명의 전쟁 영웅들이었다.

그 영웅의 뒤를 잇는 학생들이 6월의 전선을 달군다. 대한민국 최고·최대 안보단체인 재향군인회가 올 여름 6·25 전쟁을 맞아 시행하는 제11회 '대학생 휴전선·전적지 답사 국토대장정'은 그래서 더욱 뜻이 깊고 의미가 크다.

'우리가 간다, 젊음을 휘날리며!!'라는 슬로건으로 실시되는 이번 국토대장정은 오는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68주년 정부 주관 6·25행사 참석 후 출정식을 갖고 국립묘지 참배에 이어 해군2함대 사령부 천안함 견학으로부터 동부전선 통일전망대까지 155마일 휴전선을 6박 7일(6월 25일~7월 1일) 동안 618㎞를 걸으며 나라를 지키다 장렬히 숨져간 호국의 수호신을 추모하고 그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보듬게 된다.

지난 5월 31일까지 마감한 이번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해외 교포 학생을 포함해 전국 49개 대학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신청해 86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대원들은 오는 24일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25일부터 이글거리는 뙤약볕과 쏟아지는 빗발 속에서도 악전고투하며 대한민국 국토의 허리를 두발로 걸으며 분단국가의 현실과 이 땅의 아름다움, 선열들이 지켜낸 국가의 소중함을 스스로 체험케 될 것이다. 이들의 뜨거운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청년이 꿈을 잃고 젊은이가 희망을 노래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케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려움을 참고 이겨낼 때 더 큰 성취감을 얻게 됨은 경험해본 자 만의 기쁨이자 자신감이다. 선발된 86명의 향군 '대학생 휴전선·전적지 답사 국토대장정' 대원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11회째를 맞는 향군의 대학생 안보현장 체험 교육이 앞으로도 더욱 크게 성장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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