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입품에 관세 25% 818 품목…단계적 확장
55조 규모에 보복 관세,의료설비 등 추가 시사
국내기업 물량감소 불가피…지역 수출 경기에도 ‘찬물’
고용 대란 등 후폭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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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재개되면서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전선에 또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의 대미수출과 산업생산이 감소하면 국내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지역경제도 그 불똥을 피할 수 없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20일 지역 수출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은 내달 6일부터 340억 달러(한화 약 37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 부과 대상은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공학, 신소재, 자동차 등 중국산 수출품으로 미국은 818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제품들도 단계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도 보복관세를 통한 맞불을 놨다. 중국은 500억달러(55조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 가운데 659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화학 공업품과 의료설비,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관세 역시 추가 부과할 것이란 여지도 함께 남겼다.

결국 지난달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통해 가까스로 봉합양상을 보였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또다시 불이 붙은 셈이다. 이 같은 전면전 양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타격을 가장 먼저 우려한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80%에 육박했지만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의 미국 수출 감소 시 중간재 형태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 역력한 지역 수출 경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의 '대전세종충남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대전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무려 23.4% 감소했다. 충남의 경우에도 중국에 대한 집적회로반도체와 보조기억장치의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평판디스플레이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14.4% 증가에 머물렀다.

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의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가 직접 타격을 입을 공산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충남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하락세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중소수출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대미 수출감소가 중간재 수요 동반 감소로 이어질 경우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지역의 대중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내수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타격마저 더해진다면 투자심리 악화는 물론 고용감소 가속화 등 고용대란 장기화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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