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

장묘문화가 바뀌고 있다. 2000년 34%에 불과하던 화장률이 2015년 기준 80%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자연장 중에서도 수목장림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목장이 국내에 도입된 지는 불과 10여년 밖에 안됐는데 어느새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연스레 수목장을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만큼 친환경적인 장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수목장은 나무의 주변이나 아래에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묻어 장사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수목장이 모여 이루고 있는 숲을 수목장림이라고 한다. 수목장림은 사람과 숲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며 자연의 안식처다. 생을 마치고 아름다운 숲에서 평온히 영면하고 후손들이 찾아와 기억하며 그리워해주는 것이야말로 사람이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수목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국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수목장림은 매우 부족하고 지역적 불균형 또한 심각하다. 일부 사설 수목장림의 경우 고가로 추모목을 분양하거나 불법 산지 훼손, 부실 운영 관리 등 이용자들의 불만 목소리 또한 높은 실정이다. 이에 보건복지부에서도 자연친화적 자연장지를 대폭 확대해 오는 2022년까지 이용률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을 비롯한 산림조합중앙회, 한국임업진흥원과 같은 공공기관들을 자연장지 조성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국립수목장림인 하늘숲추모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전국 수목장림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또 산림 전문가와 장례지도사를 배치해 병해충, 산불, 산사태 등 재해를 예방하고 체계적인 장례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수목장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대상지의 안정성과 영속성이 보장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나 공공기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지만 조성지역의 민원 등으로 참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위해 산림청과 진흥원은 건전한 수목장림의 확산을 위해 수목장림의 표준모델을 제시하고지역이기주의(NIMBY)를 상생발전으로 거듭나게 하고자 지역 거버넌스(민관협력) 구축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수목장림은 이제 단순한 장사시설에 그치지 않고, 숲을 기반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회년기)를 제공하는 ‘기억의 숲’으로 국민에게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도 진흥원은 수목장림 문화가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수목장림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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