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초과 예금주 6만 7800여명…5조 7000억 육박
건전성 개선·높은 금리…전문가 “선제적 리스크관리 필요”

저축은행에 돈이 몰리고 있다. 신뢰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쳐주는 매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파산때 보호를 못받는 예금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일부에서는 건전성 문제를 완전히 잊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1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저축은행 79곳과 저축은행중앙회에 5000만원을 넘게 맡긴 예금주는 6만 7888명으로 개인고객이 3개월간 4568명(7.4%) 늘었다. 이들이 맡긴 돈 가운데 예금자당 보호받을 수 있는 5000만원씩을 제외하고 보호 못받는 돈만 계산해도 5조 7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말 5조 4138억원보다 2491억원 늘어난 규모다.

앞서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파산하면 해당 저축은행 예금자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인당 5000만원까지는 예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5000만원을 초과할땐 돌려받을 수 없다.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저축은행에 5000만원 이상 예금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겪으면서 저축은행은 5000만원 이하로만 예금하는 것이 상식처럼 됐고 2013년에는 1조 7000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리면서 5000만원 초과 예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15년 2조 4000억원이었던 5000만원 초과 예금은 2016년 4조 5000억원, 지난해 5조 4000억원까지 뛰어 2년새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금융권에서는 이 속도라면 올해 6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자금을 융통할 곳이 많지 않아 금리가 높은 곳에 예금해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으로 다시 돈이 몰리는 것은 우선 저축은행이 체질개선을 통해 과거보다 건전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금리도 한몫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46%로 은행(2.02%)보다 0.44%p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너무 많은 돈을 한 저축은행에 맡기기보다는 예금자보호가 되는 한도 내로 여러 저축은행에 나눠 맡길 것을 권유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좋아졌지만 최근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예금주는 저축은행당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씩 분산해 가입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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