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공동연구진 개발 기술, 90% 이상 감소…생체적합 ↑

막힌 심장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수술용 봉합실 등 생분해성 의료기기가 사람의 질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녹는 생분해성 고분자 의료기기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지만, 분해 과정에서 염증을 유발한다.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생분해성 임플란트를 이식할 때 발생하는 염증 90% 이상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는다.

19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동근·박우람 차의과학대 교수와 제프리 허블 미국 시카고대 교수 연구팀이 수산화마그네슘 나노 입자를 이용해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기술을 내놨다.

생분해성 고분자는 생체이식 후 시간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분해돼 사라진다. 때문에 임플란트, 수술 부위 봉합, 조직재생, 약물전달 등에 유용하게 쓰인다.

이들 고분자는 분해 과정에서 산성 물질을 생성하며 심각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 현재까지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미 공동 연구팀은 제산제에 이용되는 염기성 수산화마그네슘 세라믹 입자의 ‘pH 중화 효과’에 주목했다. 염기성 수산화마그네슘 세라믹 입자를 첨가했을 때 산성화한 혈관 내 환경 pH가 중화되고, 조직 세포가 그대로 생존해 괴사를 막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수산화마그네슘을 나노 입자 형태로 만들어 생분해성 고분자 의료기기에 첨가했다.

나노 입자를 표면 처리해 뭉쳐지지 않은 개별 크기로 사용하면 중화 효과가 크게 증가했다.

실제 관상동맥 약물 방출 스텐트(stent)와 신장조직 재생용 스케폴드(scaffold)에 이 입자를 적용하자, 염증반응이 90% 이상 감소했다. 임플란트의 생체 적합성도 지금보다 더 나아졌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생분해성 고분자를 원료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임플란트와 의료기기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원천 핵심기술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동근 교수는 “연구 성과가 상용화되면 관련 의료기기 수입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수출 산업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 지난달 29일자에 게재됐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는 관련 특허가 등록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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