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최선주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스티브잡스는 프리젠테이션을 예술로 승화시킨 연설의 대가지만 최고의 세일즈맨이기도 했다. 청중들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질문. ‘내가 그걸 왜 신경써야 하지?(Why should I care?)’였다. 제품의 스펙, 기술에 대해 길게 떠들어 봤자 고객은 관심이 없다. 청중들 마음속에 가장 결정적인 질문은 "내가 왜 그걸 신경써야 하지?" 이것이다. 물건을 잘 팔려면 고객의 삶과 제품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스티브 잡스처럼 말이다.

예를 들면 2001년 아이팟이 나왔을때 이미 시장에는 수많은 mp3플레이어가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아이팟이 다른 제품들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주머니 속에 있는 1000개의 노래" 이 단순하고 매혹적인 한 마디가 휴대용 음악재생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잡스는 아이팟의 핵심가치가 음악을 내 일상의 일부로 가지고 다니는 것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가격이나 기능의 차별화를 설명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도 한 문장이었다. 두사람은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가 마이클 모리츠 세콰이어펀드 공동창업자를 찾아가 왜 고객이 구글을 신경 서야 하는가를 질문에 다음 한문장으로 답했다. "구글은 전 세계 정보를 조직하고 접근 가능하게 합니다." 마이클 모리츠는 이 한 문장에 빠져들어 구글에 투자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한 문장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구글, 인텔, 코카콜라 등에 컨설팅을 했던 컨설턴트 카마인 갤로는 "쓸데없는 전문용어 빼고 140자로 제한된 트위터에 글을 올린다고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도시바 아메리카 메티컬 시스템'의 CT 두뇌검사기 출시 프로젝트 발표를 도왔던 사례를 소개했다. 도시바 관계자들은 나에게 신제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신제품은 최초로 320개의 초고강도 검출기열을 가진 동적 대용량 CT 기계로 전체 장기를 단일 갠트리 회전으로 영상화 할수 있습니다." 나는 너무 복잡하고 추상적이며 내가 왜 그걸 신경써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고위관계자가 당황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봐요, 만약 당신에게 발작이 왔을때 병원에 우리 제품이 있다면 의사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정확한 진단을 빨리 내릴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제품이 당신이 무사히 귀가해 여생을 보내느랴, 가족을 두 번 다시 알아볼 수 없게 되느냐를 가른다 말입니다." 나는 그에게 "왜 방금 전에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요? 나는 지금 완전 설득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들은 내 조언을 받아들였고 헬스케어 분야에서 상도 받았다.

그러니 우리도 잡스처럼 고객의 마음을 훔치고 싶다면 "내가 왜 그걸 신경써야 하지?"라는 질문에 분명하고 간결하게 대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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