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형 '재정정보공개시스템'이 'UN 공공행정상'을 받는다. '공공행정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것은 행정의 창의성을 중시하기 때문으로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수범사례로 꼽힌다. 충남도가 2013년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이 시스템은 홈페이지를 통해 도의 세입과 세출 등 도의 모든 재정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서비스이다. 충남에서 빛을 본 이 제도가 전국으로 확산된 데 이어 공공행정의 혁신 사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특기할만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지방재정을 공시토록 하기는 했으나 그 내용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한눈에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젠 주변 여건이 사뭇 달라졌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는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주민 자치의식이 종전보다 더욱 높아지면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곳곳에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통합재정공개의 유용성을 충남에서 엄정하게 확인한 의미가 작지 않다. 주민참여와 알권리 보장, 지방재정의 투명성과 효율성 그리고 책임성 확대, 민간 서비스 증대 등 도입 효과가 한둘 아니다.

지방행정의 혁신 사례가 미치는 파급력을 감지할 수 있다. 충남형 재정공개시스템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서 주목하고 이 모델을 접목시키기 위해 국가재정법에 이어 지방재정법의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충남도가 행정혁신의 일환인 '제로 100 프로젝트(업무누수 0%, 행정정보 100% 공개)'에 따라 2013년 이 시스템을 첫 도입했지만 이에 앞서 2010년부터 행정전산시스템 정비를 완료하기까지 여러 사전 준비단계를 거쳤음은 물론이다.

남궁영 충남지사 권한대행이 22일 모로코 마라케시 팔메라이에 국제센터에서 UN 공공행정포럼에서 재정정보 공개시스템에 대해 발표한다고 한다. 재정통합공개시스템은 예산안 수립으로부터 예산집행, 결산에 이르기까지 연속된 단계별 재정·회계과정에 깊게 연동돼 있다. 시민참여를 전제로 삼고 있다는 점을 놓쳐선 안될 것이다. 충남형 지방재정공개시스템이 세계적인 혁신모델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된 것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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