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선 대전과학기술대 교수

2007년 세계 금융위기와 이후 2012년까지 이어진 경제 침체기간 동안 과거를 반성하고 변화된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자주 등장하는 뉴 노멀(New Normal)은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의미한다. ‘뉴 노멀’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로 인하여 고실업률, 정부부채 증가, 규제강화가 지속되는 특징을 나타내는 경제용어로 산업 경계가 무너지고 과거 상식이 변화되며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등 기존의 경쟁 질서를 근저에서 허물어뜨리는 변화를 유도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일명 비정상적인 현상이 점차 일반적인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의 용어로 중국에서는 신창타이(新常態)라고 표현된다.

뉴 노멀 시대의 개막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의 역(逆)세계화로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이 고조되고, 이에 맞서 중국은 다자주의(多者主義)의 복원으로 개방, 포용, 호혜, 평등, 상생 등을 원칙으로 하는 신(新)세계화를 주장하였다. 이에 세계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주력하게 되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법인세 인상 등은 제조업의 공동화를 초래하게 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제 고통지수(Misery index)', '풍요 속 빈곤(Affluent deprivation)'등의 경제 현상이 전망되고 있다.

최근 성장을 위한 국가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중국은 개혁개방이후 연평균 9%가 넘는 높은 고도성장으로 단기간에 체제변화와 산업구조 고도화를 동시에 이루어냈으나, 2018년 성장률 전망치는 6.5%로 양적 투입에 의존했던 성장전략은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 2.7%, 일본은 1.0%로 예상하고 있다. 저성장은 합리적 소비, 공유경제의 확산, 자기계발의 가속 등 개인의 삶의 방식까지도 변화시키므로, 창의성에 바탕을 둔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세계 각국이 강조하고 있는 국가경쟁력은 국민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산조직인 기업, 지식창출조직인 대학, 통치조직인 정부 그리고 사회시스템의 경쟁력을 통해 향상되며, 지식기반경제에서는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개인들의 창의성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대학의 경쟁력은 지식기반경제에서 국가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즉 첨단과학기술을 탐구하고 합리적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능력에 제도를 구축하고 정책을 실시하는 정부의 능력은 실질적인 대외 경쟁력인 국가 브랜드 가치로 표현된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에 대한 품격, 이미지로 상품, 기업에 대한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며,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 기업과 상품과 같은 물적 자원도 세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적자원도 존중과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뉴 노멀 시대는 디지털 경제를 시작으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로봇의 발달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고용 없는 성장구조로 인적자원의 경쟁력은 창의성이다. 창의성이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샤오미 레이준 회장은 "태풍의 길목, 돼지도 날 수 있다"라며 스마트폰의 독자적인 운영체제 MIUI 개발하며 고전하던 시기를 회상한다고 한다.

태풍의 길목. 우리나라는 남북회담, 북미회담 그리고 비핵화 등으로 모든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에 집중되어있다. 무한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술력과 근면함으로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면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의 뉴 노멀시대, 돼지도 날아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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