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방서지구 입주 예정자들, “고지의무 위반 … 지하매설을”
청주시 “도시심의 이미 결정”

▲ 청주 방서지구 중흥 아파트 진입로 앞에 설치된 대형 가스정압기 모습. 현재 입주민들이 아파트와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오는 9월 입주예정인 청주 방서지구 예비입주민들이 위험시설인 대형 정압기 설치로 인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대형 정압기가 설치된 곳은 완충녹지로 정압기 설치 자체가 불가능하며 도시가스사업법상의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달 8일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충청에너지서비스㈜가 아파트 단지 진입로에 대형 정압기를 설치했다.

정압기는 전기의 변압기와 같이 도시가스 기지에서 나온 중압가스를 저압으로 낮추는 장치로, 누출시 폭발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위험물취급시설물이다.

당초 정압기는 방서지구 내 중흥과 자이 아파트 단지 입구 두 곳에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조합과 공동주택 입주예정자, 충청에너지서비스가 협의를 거쳐 한 곳으로 결정했다. 이후 자이 아파트 앞 단독 주택 부지로 위치를 결정했다가 지난해 1월 도시계획심의에서 부결됐고, 두 달 뒤인 3월 재심의를 거쳐 현 위치로 결정됐다.

입주민들은 시와 관할기관에서 정압기 위치변경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의 동의는 커녕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 몰래 설치한 뒤 가림막으로 은폐했다고도 주장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입주 예정자는 “위험시설을 아파트 바로 앞에 설치하는 것보다 지하로 매설해야 타당한 것 아닌가”라며 “입주민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생각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로변 정압기는 그야말로 시한폭탄”이라며 “만일 음주운전 차량이 그대로 돌진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위험물질 취급시설인 정압기가 8차선 대로변 교차로와 인접해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는 9월 중흥·자이 아파트단지 3100세대가 입주할 경우, 용암1동 초·중·고(운동초, 용암중, 원봉중, 상당고 등) 학교를 통학하게 되는 수천명의 학생들과 주민들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1블럭 중흥단지 106동앞 과는 불과 10m도 떨어져 있지 않아 중흥 입주예정자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 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정압기의 위치 문제는 조합과 공동주택 입주예정자간 협의 후 결정할 사안”이라며 “이미 도시계획심의를 거쳐 정상적으로 위치를 결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청주 방서 도시개발지구는 46만 4225㎡ 면적의 부지 1·2·3 블럭에 중흥·자이·두진 아파트단지를 비롯 단독주택, 준주거용지 총 3700여세대가 9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대규모 민간도시개발 사업지구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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