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충남도의회서도 참패, 보수진형 정치행보에 ‘적신호’

6·13 지방선거 결과 충청권 내 대표적인 보수텃밭으로 불려온 지역구마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함에 따라 2년 뒤 예정돼 있는 21대 총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이명수(충남 아산갑)·정우택(충북 청주 상당)·경대수(충북 증평·진천·음성) 등 자유한국당 내 중진의원들은 물론 성일종(서산·태안)·이장우(대전 동구)·정용기(대전 대덕구)·이은권(대전 중구) 의원 등 초·재선 의원들까지 차기 총선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십 수 년간 보수정당이 한 차례도 뺏기지 않았던 충남도의회마저 처음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등극하면서 당내에서는 강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충남도의회 42석 중 민주당이 33석(비례 2석 포함), 자유한국당 8석(비례 1석), 정의당 1석(비례) 등으로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됐다. 충북도의회 역시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 29석 중 26석을 석권했고, 한국당은 3석 배출에 그쳤다.

이처럼 보수텃밭으로 불려온 지역구마저 민주당에 내주면서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이는 국회의원들의 정치행보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을 내준 한국당 의원들은 사실상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대전에서 전통적인 보수 지역으로 평가받는 동구와 중구, 대덕구마저 지역민들이 한국당에 등을 돌리면서 지역구 의원인 이장우(대전 동구)·이은권(대전 중구)·정용기(대전 대덕구) 의원 등의 21대 총선 출마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충남과 충북 역시 상황은 심각하다. 비교적 연령층이 높은 해당 지역에서마저 유권자들이 보수정당에 등을 돌림에 따라 거물급들의 정치적 기반마저 위태로워졌다. 당내 중진인 정진석 의원과 이명수 의원의 지역구인 공주와 부여, 아산도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향후 총선에서 ‘수족’ 역할을 해야할 조직이 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차기 당 대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정우택 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청주도 민주당이 대부분 석권했다. 경대수 의원의 지역구인 충북 진천·음성·증평도 민주당 후보들에게 참패했으며 박덕흠 의원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옥천에서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상 보수 성향의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보수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민심 보다는 당심이 우선시됐던 게 현실이었다"면서 "결국 당심만 바라보다 바닥 조직에 치명상을 입은 국회의원들은 차기 총선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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