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역구 16석 중 16석 싹쓸이, 비례대표 민주·한국당 각각 1석씩
의회 고유 감시기능 축소될까 걱정, 검증 미흡 초선 대거입성 부작용도
이춘의 지지 견고… MLL 아성 재확인

더불어민주당이 세종시 정부 권력에 이어 의회권력까지 독식하며, 견제받지 못한 권력의 독단(獨斷)·독선(獨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당 독식 구도로 인한 의회 고유의 견제·감시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열풍에 가려져 정책 검증이 어려워진 선거판 속에 초선 의원들이 의석 대다수를 점령하면서, 한동안 날카로운 의정활동이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보태졌다.

세종시 6·13 지방선거 개표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석 가운데 16석 모두 독식했다. 세종시가 MLL 조합(문재인-이해찬-이춘희)'의 아성이라는 것을 재확인 한 셈이다. 비례대표 시의원 선거에서는 더민주가 59%를 얻어 1석을 확보했고, 자유한국당은 17.43%의 득표율로 1석을 얻는데 그쳤다.

대부분의 지역구가 50%대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것도 주목할만하다. 한국당 유일의 현역 의원 출신 김복렬 후보가 지역구 지키기에 나섰지만, 끝내 고베를 마셨고, 한국당 콘크리트 지지층이 다수 포진된 읍면지역의 후보들에 대한 표심도 후하지 않았다.

세종시의회가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실패하면서, 의회의 집행부를 겨냥한 제동장치 역할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시장의 지지는 보다 견고해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일당독주 체제가 시의회 기능을 약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반드시 풀어내야할 숙제로 던져졌다.

더민주 쏠림 현상에 이은 초선 시의원 검증 부족, 무소불위(無所不爲) 이춘희 시정부의 독단·독선이 시정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다만 세종시 정상건설을 주도한 더민주 이해찬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박성수 후보라는 복병이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박 당선인은 세종시 정상건설 관련 입법과 정책개발, 재정특례 확보를 주도했고, 선거 과정에선 미세먼지 탈출 해법, 안전 통학로 확보 등 신개념 공약을 내놓은 세종시 정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집행부-의회'간 견제와 균형이 어떤식으로 정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수 시의원 당선자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일부 편견에 대한 시선을 불식시키기위해 견제·감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재선에 성공한 이춘희 시장은 “우려할 필요없다. 2기 시의회를 보면, 여당이 오히려 집행부 견제 감시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며 “시의회를 존중하면서 시정을 펼쳐나가겠다. 시민주권특별자치시를 건설하는데 시민 의견을 최대한 시정에 반영하자는 게 목표다. 시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시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민주 세종시당 한 관계자는 “견제, 균형 권력의 분점 관점으로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집행부와 입법부가 의원 내각제 요소를 가미한 상호 협력과 책임을 분담하는 협력모델을 모색해야 단일정당 지배 의회와 행정부 간 건전한 시정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상당히 많은 민주 주국가에선 의회 자체가 권력의 중추로 집행부를 이끌고 있다. 3기 시정부는 시민참여를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시민을 대표하는 의회의 역할과 기능은 강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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