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림 무용평론가

21세기 현대무용연구회가 주최하는 ‘제 17회 뉴 댄스 국제페스티벌(New Dance Festival)’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대전 예술가의 집에서 개최됐다.

지역무용축제 가운데 신진 안무가 발굴과 육성에 중점을 둔 유일한 행사인 ‘뉴 댄스 국제페스티벌’은 타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 중부지역을 무용교류의 거점으로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16년부터는 국제적 페스티벌로 확장을 도모해 해외 안무가 초청, 국내 안무가 해외 진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무용가이자 충남대 교수인 최성옥 대표는 21세기현대무용연구회를 설립해 지방도시의 무용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그 일환인 ‘뉴 댄스 국제 페스티벌’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개최로 수도권을 비롯 전국 각지의 참가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뉴 댄스 국제 페스티벌’은 ‘해외안무가 초청워크숍’, ‘좌담’, ‘초청공연’과 ‘차세대 공모공연’으로 이뤄졌으며 이 중 ‘차세대 공모전’은 1차 심사를 통과한 10개 팀은 15분 간 각자의 안무작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뉴욕 덤보 댄스 페스티벌과 디트로이트 댄스 페스티벌 등 해외 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최우수 작품상은 안겸, 이가영의 공동 안무작 ‘사이’가 수상했다. 두 안무자가 직접 출연한 2인무 ‘사이’는 치밀한 동작구성과 집중력, 춤 기량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밖에 중국의 인상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임가희의 ‘1or2’, 스트릿 댄스와 컨템포러리 댄스의 결합을 보여준 양호식, 양성식의 ‘취하다’ 등이 우수 작품상으로 선정됐다.

올해 ‘뉴댄스 국제 페스티벌’에서 주목할 변화는 국내외 초청작의 수준향상이다. 지난 8일 공연된 초청작 무대에는 박호빈, 이경은, 조성희라는 굴지의 국내 안무가들과 함께 멕시코 무용단 라 세르피엔테(La Serpiente)와 미국 초청 안무가 캐서린 타린(Catherine Tharin)의 작품이 공연됐다.

이 중 이경은, 박호빈은 이번축제를 위해 신작을 발표했고, 미국의 캐서린 타린은 한국인 무용수 오영훈을 위한 2인무를 안무했다. 다도(茶道) 절차를 춤으로 풀며 부재중인 스승의 자리 앞에서 깨달음을 얻는 박호빈의 ‘생각하는 새 II-스승과의 대화’는 한 층 가벼워진 몸과 대조적으로 무거워진 생각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이경은은 신작 ‘발림’을 통해 한국적 리듬과 움직임의 동시대화를 시도했다. 북과 부채 등의 오브제 사용과 한국적 신명의 현대적 표현이 유쾌한 6인무로 탄생됐다. 조성희의 ‘비:손’은 두 손을 비비며 치성을 드린다는 뜻의 제목대로 두 여인의 기원과 달의 영상, 정가가 서정적 아름다움을 자아낸 작품이다.

그 밖에 부대행사로는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처한 현실과 그 대안’을 주제로 최성옥 교수와 무용기획자 임상우, 안무가 15인이 좌담회를 가졌으며, 해외 초청 안무가들의 지역 무용수, 전공생을 위한 워크숍도 진행됐다.

‘뉴 댄스 국제페스티벌’은 안무가 발굴에 그치지 않고 지역 간의 교류, 해외 진출 등 지속성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축제다.

일회성 행사들과 달리 지속적이고 일관된 예술적 안목이 작용된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 역시 크다. 지역교류공연에서 국제교류프로그램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뉴 댄스 국제페스티벌’의 꾸준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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