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봉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모집한 바 있다. 지역의 4개 대학에 직무와 급여를 비롯한 근무조건을 알리고 적임자 추천을 기다렸다. 그렇지만 고대하던 우수인재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기업에 대한 인식을 대폭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다면 인재는커녕 충원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 까지 나왔다.

대덕산업단지에는 기계, 전자, 화학, 금속, 섬유, 제지, 음식료업 등의 중견 및 중소기업들이 입주해 성공과 꿈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361개의 입주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 수는 1만 2251명에 달한다. 업종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인력난’에 봉착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에 비해 사람, 자본,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의 기업들이라고 해서 우수인재 영입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명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말은 구구절절이 옳다. 모방할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이나 특출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싶은 욕구는 인재난에 시달리는 지방기업들이 더 절실하다. 기존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정도의 조건으로 스카웃을 한 인재가 매출을 높이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변모시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매출과 수출이 증가하고 장기적인 계획까지 가시화되다보면 ‘사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게 된다.

안타까운 일은 그런 긍정적인 상황과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동안 눈부시게 빛나다가 그 빛이 금 새 사라지는 혜성과 같다고나 할까?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 핵심인재! 중소기업에서는 종종 양날의 칼이 되곤 한다. 중소기업에 있어 사람과 기술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체 인력이 적기 때문에 핵심인재 활용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대기업에 비해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소수 핵심인재들의 독특한 역량을 활용하여 성과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부정적인 효과와 후유증 역시 크고 오래 동안 지속된다는 점이다.

역량있는 핵심인재들은 지역 기업을 외면한다. 환경과 여건이 맞지 않는다든지, 장기적인 시간을 필요로 한다든지 등의 이유로 짝사랑으로 끝나기 일쑤다.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대체로 내부에서 인재를 육성한다. 단점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급격히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보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핵심인재관리를 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자칫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단기적인 맥락에서 핵심인재를 관리해야 할 것 같다. 핵심 인재 영입으로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충성심과 ‘몰입도 높은 조직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움이다.

인재가 절실한 중소기업, 지역 기업이라고 오지 않는 핵심인재들. 그 고민과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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