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 25~27세 국외여행 1회 6개월 이내, 5회까지, 2년까지만 허용
미필 28세이상 연예인, 대학원 진학·홍보대사 이유 입영연기 불가능
8월부터 전격 시행…연예계 "한류스타 해외활동에 악영향" 우려

▲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병무청, 연예인 등 편법 입영연기 수단 국외여행 규정 바짝 죈다

미필 25~27세 국외여행 1회 6개월 이내, 5회까지, 2년까지만 허용

미필 28세이상 연예인, 대학원 진학·홍보대사 이유 입영연기 불가능

8월부터 전격 시행…연예계 "한류스타 해외활동에 악영향"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이정현 기자 = 병무청은 병역의무 이행 연기 수단으로 국외여행 허가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 25세 이상 병역미필자의 국외여행 허가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만 25~27세의 병역미필자에 대해 1회에 1년 이내로 횟수에 제한 없이 국외여행을 허가했으나, 올해 8월부터는 1회에 6개월 이내로 5회까지 허가한다"고 밝혔다.

25~27세의 병역미필자가 국외여행 허가를 통해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전체 기간도 종전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현행 입영연기 규정에 따르면, 만 25~27세 병역미필자가 1년 이내 기간으로 국외여행 허가를 신청하면 병무청은 심사를 거쳐 입영 의무를 연기해줬다. 아울러 이런 국외여행 허가 기간에도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이 2개월 이상만 아니면 입영에 대한 걱정없이 국내외에서 활동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1년 동안 국외여행 허가를 신청한 뒤 외국을 오가며 자유롭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관계자는 "예컨대 열흘 이내 국외 활동을 이유로 1년 국외여행 허가를 받는 것은 국외여행 허가제도를 입영연기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해 1회 국외여행 허가 기간을 6개월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국외여행 허가 횟수를 5회로, 총 허가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것도 무분별한 입영 연기를 막기 위한 조치다.

병무청의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외여행 허가를 통한 입영 연기는 가능하지만,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병무청의 이번 국외여행 허가기준 강화는 잦은 국외활동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을 겨냥한 것이다.

이번 제도개선은 작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병적 별도관리 제도'와 연계돼 있어 보인다. 병무청이 특별관리하는 병적 별도관리 대상자는 연예인, 체육선수, 고위공직자 및 고소득자 자녀 등 3만4천여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병무청은 또한 만 28세 이상 병역미필자가 ▲ 대학원 진학 ▲ 형제 동시 현역병 복무 ▲ 민간자격증 시험응시 ▲ 지역과 기관의 홍보대사 활동 등을 이유로 입영연기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28세 이상인 연예인 등이 대학원 진학이나 기관 홍보대사 임명 등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병무청이 이런 내용으로 입영연기 관련 제도를 개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연예계에선 한류스타의 해외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최근 병무청에 보낸 의견서에서 국외여행 허가 단위를 1년 이내에서 6개월 이내로 변경하면 가수 등의 복수 여권 발급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한류 열풍 확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협회는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를 비롯해 카카오엠(구 로엔엔터테인먼트), CJ E&M, 지니뮤직,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등 국내외 주요 음반투자유통사 등이 회원사로 가입된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사단법인이다.

병무청은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보낸 의견서에 대해 6개월 이내라도 복수 여권 발급이 가능하고, 연예인들의 정상적인 해외활동에는 영향이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병무청이 만 25~27세에 1년 단위로 국외여행을 승인해줘서 비교적 자유로웠는데 이제 6개월 이내 단위로 최장 2년까지만 해준다고 한다"며 "최근 K팝을 세계에 알리는 한류스타의 경우 제한이 많이 따를 수 있다. 코리아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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